[현장] 유니티 게임 개발자들의 축제 ‘유나이트 LA 2016’

이번 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는 글로벌 게임 개발 플랫폼 ‘유니티’의 개발자 컨퍼런스인 ‘유나이트  LA 2016’가 열리고 있습니다. 유니티는 언리얼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게임 엔진입니다.

유나이트 컨퍼런스는 개발자들에게 유니티와 관련된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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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치텔로 CEO가 연설을 하고 있다.

2일 오전(현지시각) 키노트를 시작으로 행사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습니다. 키노트에는 존 리치텔로 CEO를 비롯해 유니티의 주요 임원이 등장해 유니티의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페이스북 등 주요 파트너사의 임원들도 직접 무대에 올라 유니티와의 협력을 발표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모바일 게임사 게임빌의 이규창 북미 지사장도 이 자리에 참석해 내년 출시 예정인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로열 블러드>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규창 게임빌 북미 지사장이 유나이트 2016 키노트 무대에서 신작 를 소개하고 있다
이규창 게임빌 북미 지사장이 ‘유나이트 2016 LA’ 키노트에서 신작 <로열 블러드>를 소개하고 있다.

이날 키노트의 핵심 메시지는 ▲유니티 엔진의 안정성, 성능, 생산성 향상 ▲가상/증강 현실(VR/AR) 콘텐츠를 위한 유니티의 전략 ▲다양한 파트너십 ▲아티스트에 대한 유니티의 구애 ▲새로운 유니티 커넥트 서비스 등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선 유니티 엔진 자체의 안정성이나 성능 향상 등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니까요. 유니티 측은 “그래픽과 안정성에 유니티가 아직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눈길을 끈 것은 VR이나 AR 등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유니티의 접근법입니다. VR/AR이 아직 보편화 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수년 내에 대중화 될 것이기 때문에 게임엔진이 VR/AR을 어떻게 다루는지 관심을 가질만 합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유니티 개발 플랫폼 내에서는 VR 콘텐츠를 직접 개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2D환경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VR 전용 안경을 써서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발자가 직접 VR 환경에서 콘텐츠를 개발하는 모습이 시연됐습니다. 이 장면에서 행사에 참석한 게임 개발자들은 많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개발자가 VR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전용 안경을 꼈다 벗었다 할 필요 없이 계속 안경을 끼고 개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VR 콘텐츠 개발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겠죠.

VR 환경에서 VR게임 콘텐츠를 개발하는 장면
VR 환경에서 VR게임 콘텐츠를 개발하는 장면

물론 이는 유니티만이 취하는 전략은 아닙니다. 언리얼도 유사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유니티 측은 언리얼과의 차이점에 대해 ‘오픈API’라고 설명했습니다. 실비오 드루인 유니티 랩스 부사장은 “저희는 경쟁사와 달리 모든 것을 다 스스로 제공하겠다는 전략이 아니라 API를 오픈해서 고객이나 파트너가 직접 다양한 기능을 만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면서 “VR이라는 기술이 아칙 초기이기 때문에 저희와 파트너, 고객이 함께 만들고 자산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키노트의 또다른 핵심 중 하나는 유니티의 다양한 파트너십입니다. 구글, 닌텐도, 페이스북, 샤오미 등 다양한 글로벌 IT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이 발표됐습니다.

구글은 이날 자사의 VR기기인 데이드림을 오는 10일 공식 출시한다고 발표했는데, 유니티는 이에 맞춰 유니티 인앱결제(IAP)를 데이드림 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레오 올리베 페이스북 이사가 '페이스북 게임룸'과 유니티의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있다.
레오 올리베 페이스북 이사가 페이스북 게임룸을 소개하며, 유니티와의 파트너십을 설명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 행사에서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인 ‘페이스북 게임룸’을 공개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전시장 부스에는 국내 게임사 그램퍼스의 <쿠킹어드벤처>가 시연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 전시장에 등장한 '쿠킹 어드벤처' 캐릭터
페이스북 전시장에 등장한 ‘쿠킹 어드벤처’ 캐릭터

샤오미와의 협력도 눈길을 끕니다. 앞으로 유니티로 게임을 개발하면 샤오미 앱 마켓에 쉽게 출시할 수 있게 됩니다. 중국은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가 아닌 텐센트,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회사의 자체 앱 마켓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외국의 모바일 앱은 중국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각 마켓에 맞게 게임을 다시 포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게임 엔진 차원에서 이런 기능을 제공하게 되면, 모바일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이 보다 용이해질 전망입니다.

이 외에 닌텐도의 첫번째 스마트폰용 모바일 게임인 <수퍼마리오 런(Super Mario Run)>이 유니티를 통해 개발됐다는 소식도 전해졌고,이와 함께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도 유니티 지원 플랫폼에 추가됐습니다. AR 플랫폼인 부포리아(Vuforia)도 유니티 내에 연동됩니다.

유나이트 2016 LA 키노트에서 또 하나 방점이 찍힌 부분은 ‘아티스트’입니다. 유니티는 게임 개발팀 내에서 일반적으로 개발자가 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게임은 개발자와 아티스트가 함께 개발하는 것이죠. 지금까지의 유니티는 개발자들에게 중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아티스트도 유니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유니티 측은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 프로그레시브 라이트매퍼, 타임라인, 옥테인렌더 등의 새로운 기능이 유니티 에디터에 추가됐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 브라운 CPO(Chief People Officer)가 유니티 커넥트를 발표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브라운 CPO(Chief People Officer)가 유니티 커넥트를 발표하고 있다.

이 밖에 ‘유니티 커넥트’라는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유니티 커넥트는 유니티를 사용하는 게임 개발자 인력 포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 개발자들이 ‘유니티 커넥트’에 개인의 프로필을 올리면 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검증된 개발자를 고용하고, 개인 개발자는 좀더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엘리자베스 브라운 CPO(Chief People Officer)는 설명했습니다.

존 리치텔로 CEO는 “전 세계 3분의 1의 게임이 유니티로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전세계 개발자들이다양한 플랫폼과 시장에 맞는 콘텐츠를 더욱 쉽고 편리하게 개발하고 선보일 수 있도록 적극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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