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애플 아이폰7

아이폰7 플러스를 한 달 정도 썼다. 제품은 첫 출시일에 일본에서 구했고, 리뷰는 더 빨리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애초 더 빠른 리뷰를 위해 아이폰7을 서둘러 샀던 건 아니다. 조금 여유 있게 제품을 접하고자 했던 목적이 더 크다. 이제 아이폰7이 세상에 등장한 지 한 달이 지났고, 10월21일 국내에도 출시됐다.

세상이 아이폰을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여전히 애플과 아이폰에 대해 깜짝 쇼와 혁신에 대한 기대가 만만치 않고, 특정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팬보이들간의 감정 싸움도 끊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8번째 구입한 아이폰이고, 이제 이 제품을 마주하는 느낌은 디자인이나 UX의 큼직한 변화보다 잔잔한 변화가 더 와 닿는다. 새 제품을 받아보고 포장을 뜯고 설정한 뒤에 받는 첫 감정은 ‘역시 알던 그 느낌’이고, 며칠간 쓰면서 점점 하나씩 작은 변화들이 주는 재미가 따른다. 그리고 다시 이전 세대 제품을 마주하면 새 제품의 변화가 더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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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놀라게 한 혁신은 아이폰의 등장 그 자체였고, 그 아이폰은 시대의 요구와 발 맞춰가며 서서히 진화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단 하나의 스마트폰’이라는 메시지보다 기존 이용자들을 챙겨간다는 이미지가 더 와닿는 쪽이다. 제품을 오래 써 온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보면 그렇고, 뭔가 큰 변화를 기대했다면 선택하기 전에 고민을 만들어내기는 충분한 게 바로 아이폰7이다. 숫자로, 글자로 만들어내는 차별점과는 거리가 좀 있기 때문일 게다.

아이폰6 폼팩터의 완성

아이폰7의 디자인은 아이폰6나 6S와 거의 똑같다. 심지어 크기는 완전히 똑같다. 차이는 뒷면 안테나 절연띠의 모양과 아래에 사라진 이어폰 단자, 그리고 아이폰7플러스의 경우에는 카메라 모양도 달라졌다. 블랙과 제트블랙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제품 그 자체도 있지만 신제품에 대한 아쉬움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애플은 대체로 시리즈의 숫자를 바꿀 때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곤 했는데 아이폰7에서 한 번 숨을 고르고 간다. 벌써부터 내년 신제품을 위해 디자인 변화를 아껴 두었다는 예측이 나오곤 하는데 이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를 뿐 아니라, 이제까지의 흐름을 보면 다음 제품이 비슷한 디자인의 아이폰7S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어쨌든 애플이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단순히 제품의 모양을 바꾸는 게 아니라 직접적인 경험과 이를 이끌어내는 소프트웨어가 우선이다. 이를 완성시켜주는 게 하드웨어고,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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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랄 디자인의 변화가 있었다면 더 즐거웠겠지만 아이폰7플러스를 한 달 써보고 느낀 점은 ‘아이폰6 시리즈의 완성’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겠다. 여전히 애플은 감질맛 날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지만 가려운 부분은 확실히 긁어주고 있고, 새 기기를 쓰는 잔잔한 재미도 주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그 동안 아이폰에 가렵던 부분이 소프트웨어적으로나 하드웨어적으로 거의 다 해소됐기 때문에 ‘이 다음에 뭘 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일단 당연하겠지만 프로세서 성능이 더 좋아졌다. 아이폰7에는 ‘A10퓨전’ 프로세서가 들어간다. 퓨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ARM의 ‘빅리틀(bigLITTLE)’기술이 더해진 것을 뜻한다. 이 칩 안에는 코어가 4개 들어가는데 구성은 저전력 프로세서, 혹은 고성능 프로세서가 각각 2개씩 한 조를 이룬다. 프로세서에 걸리는 부하에 따라 양쪽을 전환하는 방식이다. 안드로이드쪽에서는 꽤 일반화된 기술이긴 하지만 A시리즈 프로세서에는 처음이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렸을 때 ‘2프로세서’라고 나오는 것으로 보아 4개 프로세서가 동시에 도는 것 같지는 않고, 전체적인 시스템 부하에 따라 프로세서를 넘어가면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새 아이폰은 이전에 비해 직접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배터리 이용 시간이 늘어나긴 했다.

좋아진 카메라, 그리고 디스플레이

올해 애플은 카메라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 WWDC에서 iOS10의 카메라 관련 기능에 힘을 실었고, 아이폰7의 발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이폰7의 등장과 함께 카메라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쪽에 고민이 있는 것이다. 카메라는 요즘 스마트폰 업계의 가장 큰 이야깃거리이긴 하다.

여전히 아이폰은 가장 인기 있는 카메라고, 시장에는 ‘사진은 아이폰’이라는 인식도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카메라만 두고 이제 누가 가장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각각의 특성이 있을 뿐이다. 애플은 이전의 느낌을 품고 있으면서 화질을 개선했고, 화소수 경쟁에는 여전히 발을 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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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7의 카메라는 조리개 밝기 f/1.8처럼 숫자로 쓸 수 있는 물리적인 변화가 있긴 하다. 아이폰7플러스 뿐 아니라 4.7인치 아이폰7에도 광학식 손떨림 방지 모듈이 들어간다. 그리고 겉으로 보이지 않는 변화이긴 한데 렌즈가 받아들일 수 있는 빛의 범위가 더 넓어졌다. 이 세 가지가 합쳐지면 결국 더 밝고 어두운 환경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결과물은 어떨까? 일단 이전 아이폰 카메라와 비슷한 느낌은 있지만 개선된 점도 확실히 느껴진다. 처음 아이폰7플러스를 뜯고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어서 보고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색이 풍성하다는 느낌이 먼저 확 와 닿는다. 카메라 자체가 빛을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서 색을 풍부하게 받아들이는 부분도 있지만 일단 직접적인 변화는 디스플레이가 좋아졌다. 같은 사진이라도 아이폰7에서 보는 색이 훨씬 좋다. 아이폰7의 레티나HD 디스플레이는 아이맥5k와 아이패드 프로9.7인치에 들어간 것과 같은 DCI-P3 규격의 와이드컬러 디스플레이다. 본래 색에 가깝게 표현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인지 처음 아이폰7플러스로 찍은 사진을 메신저로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주었더니 뭐가 달라졌냐는 반응이 돌아오기도 했다. 카메라의 발전만큼 디스플레이의 발전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아이폰7은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양쪽에서 와이드 컬러를 만족시키는 첫 제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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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적 변화도 눈에 띈다. 아이폰7로 찍은 사진을 확대해보면 외곽에 뚜렷한 먹선을 집어넣는다. 사진의 선명도, 즉 샤프니스를 높이기 위한 처리 방법 중 하나다. 영상 전문가인 한국영상대 구재모 교수는 “샤프니스를 끌어올리는 기법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쨍한 사진’이 아쉬웠다면 꽤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전의 부드러운 느낌이 아직 좋긴 하지만 선명한 사진에 대한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다행히 사진이 주는 느낌은 여전히 아이폰으로 찍은 것 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번 세대에서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아이폰7플러스의 듀얼 카메라다. 애플은 아이폰6와 6S 시리즈에서 각각 플러스 모델에 달린 카메라에 광학식 손떨림 방지를 더하는 것으로 차이를 두었다. 아이폰7플러스에는 망원 렌즈를 단 카메라 모듈이 하나 더 들어가는 것으로 구분했다. 망원 렌즈는 2배 확대해서 촬영할 수 있다.

아직 정식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곧 발표될 iOS10.1에는 ‘인물사진’ 모드가 더해지는데 이 촬영 모드는 DSLR 카메라의 피사계 심도 효과를 소프트웨어로 만들어낸다. 이른바 뒷 배경이 날아가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망원 렌즈로 피사체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고, 동시에 광각 렌즈는 배경을 떼어낼 수 있게 촬영한 다음 두 장의 사진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술이 더해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광학 기술이 함께 더해지기 때문에 심도 효과가 제법 그럴싸하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예쁜 ‘보케’까지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인물 사진으로는 감탄을 불러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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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애플은 키노트에서 이미지 프로세스에 머신러닝을 적용했다고 밝혔던 바 있다. ‘별 게 다 머신러닝이네…’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아이폰7의 카메라는 사람이나 피사체를 읽어들여서 적절한 곳에 초점을 맞춰준다. 기존에는 얼굴만 인식했지만 이제는 주인공의 뒷모습이나 사진의 주요 피사체들을 인지한다. 당장 완벽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카메라를 들이대면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찍는 구도 기준으로 초점을 맞춰준다.

홈 버튼과 이어폰 단자, 당연하던 것을 바꾸다

아이폰7의 홈 버튼은 실제 눌리는 버튼이 아니다. 손으로 누르는 것을 센서로 읽어들인 뒤, 눌렸다는 반응을 햅틱 진동으로 알려주는 가짜 버튼이다. 이는 최근 맥북의 트랙패드와 애플워치에 쓰인 것과 비슷하다. 물리적으로 눌리지는 않지만 버튼을 누른 것같은 느낌을 모터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꽤 이질감이 있었다. 그리고 애플 제품이 늘 그렇듯 아이폰7을 일주일 정도 쓰고 나니 기존의 물리 버튼보다 더 세련된 느낌이다. 손톱 등으로 눌리지 않지만 이미 애플은 터치ID를 통해 홈 버튼을 지문이 있는 손가락 끝으로 누르는 습관을 만들어 왔다. 또한 화면을 켜는 것도 전원 버튼이 아니라 홈 버튼으로 습관을 바꿨고, iOS10은 잠금 해제 자체도 화면을 미는 것에서 홈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달라졌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내 마음에 들었다. 조용한 곳에서 버튼을 누를때 나던 소리 자체도 아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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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홈 버튼에 진동을 만들어주는 건 탭틱 엔진의 몫이다. 햅틱 느낌을 만들어내려면 진동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리니어 모터가 필요하다. 아이폰6S에 이미 이 모터가 들어갔다. 다만 애플은 아이폰6S에서보다 아이폰7에서 더 적극적으로 탭틱 엔진을 활용한다. 알림센터를 내리거나, 소프트웨어 버튼을 누를 때도 미세하게 탭틱이 반응을 준다. 기능적으로 차이를 만들어주는 건 아니지만 괜찮은 경험이긴 하다.

그리고 아이폰6S에서도 그랬지만 이 탭틱 엔진 덕분에 아이폰의 진동이 더 다양해지기도 했고, 더 조용해진 것도 있다. 진동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던 게 사라진다. 설정에 들어가면 여러가지 진동 알림을 고를 수 있다.

이어폰 단자는 한 달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논란 거리다. 애플은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이어폰인 에어팟을 함께 발표하긴 했지만 일단 아이폰7에는 끝을 라이트닝 단자로 바꾼 이어팟이 들어 있다. 그리고 3.5mm 단자를 가진 이어폰을 꽂을 수 있도록 라이트닝 단자에 꽂는 젠더도 함께 준다. 애플이 단자에 변화를 주면서 젠더를 끼워 주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3.5mm 단자에 대한 변화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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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을 직접 3.5mm 단자에 연결하는 것과 비교하자면 불편하긴 하다. 젠더는 걱정했던 것보다 거추장스럽진 않다. 아이폰7을 충전하면서 유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게 좀 답답하다는 게 걸리긴 하지만 불편해서 못 쓰겠다는 정도는 아니다. 다만 원론적인 아쉬움이긴 한데, 지금 이 이어폰 단자를 없애야 했나 하는 생각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두께를 더 얇게 만든다거나 또 다른 부품이 들어갈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있었다면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랐을텐데 기존과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 비슷한데 이어폰 단자를 빼 버린 건 시장에 걱정을 사고 있다.

유선도 라이트닝을 통해 디지털로 전송하는 게 가장 손실없이 깨끗하게 보낼 수 있는 수단이고, 블루투스도 이제 유선 못지 않은 전송 기술이 일반화됐다. USB의 규격을 정하는 USB IF도 최근 USB-C를 이용해 소리를 보내는 기술을 발표했다. 소리는 이제 디지털 전송으로 넘어갈 기술적 채비를 마치고 있다. 무선의 편리함은 말할 것도 없다. 다만 오랫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왔던 그 고리를 누가 먼저 끊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머리는 디지털과 무선이라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마음은 3.5mm 유선 단자를 기억한다. 이 이야기는 시간이 조금 더 지나 몇 달, 그리고 1년 뒤에 다시 판단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방수와 스테레오 스피커

앞서 아이폰7이 그간 간지러운 부분을 해소했다고 말했는데, 그게 바로 방수와 스피커다. 아이폰의 스피커는 스마트폰의 스피커 치고는 꽤 좋은 편에 들었다. 요즘은 워낙 스마트폰의 스피커도 진화하긴 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아이폰의 스피커는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아이폰6S의 경우 소리를 키웠을 때 잡음이 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확실한 진화가 일어났다. 스테레오 스피커다.

이미 안드로이드쪽에서는 넥서스6P를 비롯해 몇몇 제품에 스테레오 스피커가 쓰인 바 있다. iOS기기로서는 지난해 아이패드 프로를 시작으로 스테레오 스피커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늘 아쉬웠던 부분인데 아이폰7에도 적용됐다. 기존 아래쪽 스피커 외에 송화기가 스피커를 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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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레오의 질감도 나쁘지 않고, 음질도 괜찮다. 다만 소리가 나오는 방향이 달라서 처음 구입했을 때는 양쪽의 밸런스가 조금 틀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OS가 업데이트되면서 그 부분도 해소돼서 따로 만져주지 않아도 된다.

방수는 IP67 규격이다. 일단 먼지는 완전히 차단된다. 그리고 물에 넣었을 때는 30분 동안 버틸 수 있다는 것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다만 이 IPXX는 인증 규격은 아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워터파크나 수영장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제품을 물에 빠뜨렸거나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처럼 사고에 대비하는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워터파크에서 쓰려면 여전히 방수팩에 넣어서 쓰는 게 맞다. 다만 아이폰이 더러워졌을 때 물을 받아놓고 잠깐 담궈서 씻는 것 정도는 괜찮다. 물론 물에서 꺼낸 뒤에 바로 충전하는 건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물은 여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의 발전과 아이폰의 발전 사이

아이폰7은 여전히 잘 만든 스마트폰이다. 아이폰과 iOS를 계속 써 온 이들에게는 가장 좋은 사용자 경험을 줄 것이다. 확 달라지지 않은 디자인 때문에 내년을 기다린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애플이 내년에 특별히 이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여전히 애플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들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발맞춤인데, 당장 UX면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겉으로 눈에 띄는 큰 변화도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본 게 아닐까. 이제 그만큼 스마트폰 관련 기술이 변화보다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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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이폰7은 즐겁다. 당장 아이폰6S 이용자들이 아이폰7로 바꿔야 한다고 강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아이폰6 이전 기기를 쓰고 있고, 업그레이드를 고려한다면 충분히 생각해볼 만하다. 아이폰7 플러스의 카메라나 스테레오 스피커 등은 재미있는 요소고, 새 디스플레이는 확실히 콘텐츠를 다르게 보여준다. 이어폰은 걱정하던 것처럼 불편하진 않고, 방수는 혹시나 하던 불안함을 씻어냈다.

몇몇 기능들은 안드로이드에서 당연한 것들을 이제 녹여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아이폰에는 처음 들어간 요소들이다. 아이폰을 벗어날 수 없는 이용자들에게는 필요했던 기능들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아직 기술을 느긋하게 따라갈 수 있는 애플의 여유와 완벽하게 상품화해서 내보내는 애플의 성격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 발걸음을 조금 더 빨리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리고 이제 그 가려운 부분들도 거의 대부분 해소됐다. 아이폰은 여전히 스마트폰 하드웨어 그 자체가 아니라 iOS와 그 경험을 포장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때로는 깜짝 놀라게 할 한 방도 필요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남아 있지만 아이폰7플러스를 쓰다가 다시 아이폰6S플러스를 썼을 때 느껴지는 미묘한 답답함은 많은 부분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들이 무서운 게 애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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