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자 만족도 3년 전보다 더 떨어졌다

통신사업자들이 이동통신 네트워크 성능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지만 모바일 서비스 만족도는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디오(영상) 스트리밍 등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이 많아지면서 네트워크 성능에 대한 사용자 기대치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에릭슨엘지는 ‘사용자 경험이 모바일 고객 충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에릭슨 컨슈머랩 최신 보고서를 6일 공개했다.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14개국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담았다.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 44%는 서비스 불만족

ericsson consumer1이 보고서에 따르면,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확산됐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서비스 불만족도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스마트폰 사용시 발생하는 문제로 상시적으로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한 전세계 사용자 비율은 2013년 44%에서 2016년 45%로 3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용자 비율이 국내에서는 2013년 40%에서 2016년 44%로 증가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의 절반(50%)은 매일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명의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2명은 일주일 동안 11가지가 넘는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마트폰 사용시 매일 한 개 이상 문제를 경험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한국은 44%로, 전세계 평균 수치인 50%보다는 낮다.

사용자 불편을 유발하는 문제는 이동통신 커버리지·신호 부족으로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거나 웹페이지·스트리밍 앱 비디오 콘텐츠 로딩 지연, 웹사이트·소셜미디어 콘텐츠 업로드·다운로드 속도 지연 등이 있다.

한국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집에서는 앱 충돌(46%) 문제를, 이동시에는 느린 데이터 연결(41%) 문제를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ricsson consumer2스마트폰 앱·비디오 콘텐츠 사용 경험으로 네트워크 성능 판단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경험하는 문제들은 시간이 갈수록 바뀌는 추세다. 3년 전에는 콘텐츠 업로드와 다운로드 문제가 가장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문제가 가장 많다는 것이 에릭슨 컨슈머랩의 분석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26%는 매일 비디오 스트리밍 문제를 경험하고 있고, 그 수치는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사용 행태가 바뀌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의 30% 이상은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 앱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4%가 사용하고 있다. 국내 실시간 비디오 스트리밍 이용자 수는 미국 대비 두 배에 달한다.

사용자들은 비디오를 다운로드하고 시청하는 것뿐 아니라 비디오 콘텐츠를 소셜미디어 등에 업로드·스트리밍·공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네트워크 성능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다양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네트워크 서비스 성능과 품질을 판단하고 있다.

비디오 스트리밍 앱의 버퍼링, 소셜미디어에 사진이나 비디오 업로드 지연, 웹페이지 로딩 시간같은 문제는 사용자들이 서비스 이용경험을 판단할 때 고려하는 중요 요소가 됐다.

에릭슨 컨슈머랩은 현재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앱의 원활한 동작 여부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기준을 적용해 모바일 광대역 경험 수준을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밀레니얼 세대 스마트폰 사용자들(18~24세)은 네트워크 커버리지보다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소셜미디어와 비디오 스트리밍 앱이 얼마나 빠르고 좋은 품질로 서비스되는지를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ericsson consumer김광원 에릭슨엘지 모바일 브로드밴드 RAN 솔루션팀 부장은 “스마트폰 이용시 불편하다고 느끼는 국내 사용자 비율은 전세계 평균보다 낮다. 한국의 모바일 광대역 네트워크가 앞서있음에도 LTE망을 구축한 2013년보다 사용자가 더욱 불편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사용자들의 기대치, 소비자 눈높이가 매우 높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이같은 사용자 불만족을 이끄는 동인은 비디오에 있다”며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사용 행태가 비디오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비디오를 적극 소비할 뿐만 아니라 생산하고 공유하려는 욕구가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통신사 고객 충성도 측정기준 바꿔야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에릭슨 컨슈머랩은 통신업계에서 널리 통용돼온 고객 충성도를 판단하는 개념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서비스 사용 행태가 변화하며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통신사 사용자 충성도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전세계적으로 사용돼온 NPS(Net Promotor Scores, 순추천고객 지표)로는 충성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이용하는 방식은 통신사를 선호하는지 여부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NPS는 사용자가 현재 이용중인 통신사를 추천할 것인지 여부를 물어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를 측정하는 기준을 활용한다. NPS는 고객 충성도를 ‘프로모터(Promoters)’, ‘패시브(Passives)’, ‘디트랙터(Detractors)’의 세가지 성향으로 분류한다.

에릭슨 컨슈머랩은 사용자들의 통신사 이용 동기와 선호도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한 기준으로 충성도 성향별 그룹을 여섯가지로 세분화해 제시했다.

NPS의 ‘프로모터’는 충성도를 감성과 결합, 전적으로 신뢰를 보내는 그룹인 ‘감정적 충성 고객’과 기대치에 대해 더욱 이성적이고 실용적인 판단을 하는 ‘의도적 프로모터’로 구분했다.

통신사업자에 관심도 없고 추천 여부에 대한 확신도 없는 ‘패시브’는 ‘수동적 충성 고객’과 ‘타성적 고객’, 불만족도가 높은 ‘디트랙터’는 ‘적극적 불만족 고객’과 ‘기회주의적 배신 고객’으로 분류했다. ‘기회주의적 배신 고객’은 시장에서 가장 좋은 요금제를 찾아다니는 그룹으로, 다른 그룹에 비해 불만족도가 아주 높다.

이들 각 그룹은 자신이 사용하는 통신사에 서로 다른 요구사항과 우선순위, 네트워크 성능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한 결과 NPS를 적용해 소비자가 통신사업자를 교체할 위험성이 ‘프로모터’ 대비 ‘디트랙터’가 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감정적 충성 고객’과 ‘적극적 불만족 고객’ 간의 차이는 최대 11배로, NPS 결과 대비 더 높다.

한국의 경우, NPS 기준 ‘프로모터’와 ‘디트랙터’ 간 차이는 5배였지만 ‘감정적인 충성 고객’ 대비 ‘적극적 불만족 고객’이 통신사를 바꿀 위험은 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ricsson consumer3에릭슨 컨슈머랩은 현재 통신사업자를 추천할 것이라고 말한 사용자 중 다수는 사용하는 통신사업자를 선호하기 때문이 아니라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용자들이 현재 통신사를 유지하는 것을 반드시 충성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봐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에릭슨 컨슈머랩의 재스밋 싱 세티(Jasmeet Singh Sethi) 수석 연구원은 “새로운 앱이 등장하고 비디오 사용 행동이 진화할수록 네트워크 성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네트워크 성능이 현 통신사업자에 대한 스마트폰 사용자 충성도를 결정할 것”이라며 다양한 고객 요구와 행동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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