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모바일 인적분할, 네이버의 멈추지 않는 세포분열

네이버가 오는 8월 1일 자회사 캠프모바일을 인적분할해 새로운 자회사인 스노우 주식회사를 설립한다. 스노우 주식회사의 대표는 현재 캠프모바일의 김창욱 스노우 사업부장이 맡을 예정이며, 캠프모바일과 스노우 주식회사는 각각 네이버의 100% 자회사가 된다.

스노우는 사진과 동영상에 스티커나 간단한 메시지를 달아 전송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출시 이후 일본 애플 앱스토어 무료앱 전체 순위에서 75일간 1위를 지키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으며, 한국, 대만, 홍콩 앱스토어에서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출시 9개월만에 4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스노우 사진네이버가 스노우 서비스를 독립시키는 이유는 스노우를 라인처럼 세계 시장에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어쩌면 이번 인적분할은 캠프모바일 입장에서는 다소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간만에 히트시킨 서비스를 떼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밴드 서비스를 들고 독립한 캠프모바일은 다시 밴드의 글로벌화에 집중해야 한다.

네이버 한 관계자는 “캠프모바일의 미션에 주어진 미션은 밴드를 글로벌에서 성공시키는 것과 모바일 서비스 인큐베이팅”이라면서 “스노우는 밴드가 성공적으로 인큐베이팅 했으며, 이제는 인큐베이팅 단계를 지났기 때문에 독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만약 스노우가 계속 성장하면 캠프모바일은 점차 더 많은 리소스를 스노우에 집중하게 될 것이고, 캠프모바일에 주어진 핵심 미션인 밴드에는 소홀해질 수 있다. 밴드와 스노우를 분리함으로써 각자 맡은 분야에 집중하고, 각각 성과를 평가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같은 세포분열은 네이버의 전략적 선택이다. 회사 측은 “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인터넷 시장에서 서비스 경쟁력과 사업적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일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캠프모바일이 등장한 것도 비슷한 이유였다. 네이버 서비스와 직접 관계가 없는 밴드가 네이버 조직 내에 있으면 네이버가 모바일을 잘 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고, 밴드 서비스도 네이버의 안락함에 취해 발전이 더딜 수 있었다. 네이버에서 독립한 캠프모바일은 어떻게 하든 밴드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별도의 법인으로 독립하지는 않았지만 CIC(Company In Company)인 웹툰/웹소설도 마찬가지다. 네이버의 일개 서비스로 있으면 정확한 ROI(투자대비성과)를 알기 어렵다. 반면 별도의 CIC로 독립하게 되면 웹툰 서비스가 어떤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지 알 수 있고, 네이버라는 큰 조직의 다단계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밟지 않아 더욱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네이버는 앞서 B2B 서비스 모델인 네이버 오피스도 웍스모바일이라는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내보냈다.

네이버 측은 “네이버는 모든 변화를 위기이자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시장과 이용자의 변화에 따라 제도와 조직을 유연하게 변화시키는 네이버식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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