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는 u시티…스마트시티는 좀 다를까?

한때 IT업계에는 U시티라는 용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IT기술을 통해 유비쿼트스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도시의 각 시설에 센서를 달아 놓고 행정·교통·복지·환경·방재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해 시민들에게 관련된 다양한 IT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 지능형교통시스템, 지능형CCTV모니터링, 원격민원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U시티의 서비스다.

정부는 심지어 U시티 법이라는 것도 만들었다. 신도시 개발을 할 때는 U시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법의 내용이다.

하지만 요즘은 U시티라는 단어를 듣기가 힘들어졌다. 대규모 신도시 개발도 뜸해졌고, 기대에 비해 U시티에 대한 만족도도 높지 않았다. 중앙에 통합관제센터 만드는 것이 마치 U시티인 것처럼 의미가 축소되기도 했다. 점차 U시티는 글로벌 IT 솔루션 업체들의 버즈워드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IT용어가 그렇듯 용어의 수명이 끝날 즈음에는 새로운 이름이 나타난다. U시티는 스마트시티라는 이름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국토부는 U시티 법 이름도 스마트시티 법으로 바꿀 계획이다.

하지만 용어가 바뀐다는 것은 과거의 문제를 인식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그 문제에 대한 개선 방향도 잡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U시티와 달리 스마트시티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는 26일 ‘인터넷과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대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남영숙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체 사무총장, 노희섭 제주도 정보화담당관, 조산구 코자자 대표가 참석했다.

남영숙 사무총장은 스마트시티에 대해 “스마트시티는 지능형 지속가능한 도시(Smart Sustainable City)”라며 “지속가능성이라는 표현이 과거에는 환경문제에 한정됐지만 여기서는 경제, 사회, 환경 전반을 포함하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남 총장은 이어  U시티의 실패에 대해 “지나치게 ICT 관점에서 접근해서 센서 달고 유비쿼터스 하고 이런 거에만 집중하다보니 도시의 예산문젝 있었다”면서 “(스마트시티는) 기존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존 자원 최대한 활용하면서 스마트시티가 추구하는 가치를 더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노희섭 정보화담당관은 스마트시티의 기준으로 ▲연결성 ▲데이터 ▲오픈플랫폼을 꼽았다. 도시인 누구나 네트워크에 연결될 수 있어야 하며, 이 연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오픈해 민간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 담당관은 “연결성, 데이터, 오픈플랫폼이 준비되면 그 다음부터는 도시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민간의)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면서 “U시티가 ICT에 중점을 뒀다면 스마트시티는 도시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 담당관에 따르면, 제주도는 연결성을 위해 무료 와이파이 5000개, 비콘 23000개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한라산 꼭대기에서도 와이파이가 연결된다. 또 여기서 발생하는 데이터에 대한 모델링도 마쳤다고 그는 설명했다. 제주도는 앞으로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개방할 예정이다.

한국의 에어비앤비라 불리는 코자자의 조산구 대표는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해 공유경제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지하철, 도로 등 도시라는 것이 원래 공유 플랫폼”이라면서 “개인의 자산마저도 공유재 되는 것이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확실한 해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빌딩을 더 많이 지어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주거공유 플랫폼을 잘 만들면 주거 문제를 풀 수 있고, 도로를 두 배로 늘리기는 어렵지만 차량공유를 통해 교통량을 2분의 1로 줄일 수는 있다”면서 “숙박공유, 차량공유 등 새로운 알고리즘을 인프라라는 생각을 가지고 보면 도시 문제의 해법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