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탐방] 연구천국과 지옥사이 ‘티맥스소프트’

‘티맥스소프트’라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아시나요? IT업계 종사자라면 대부분 알고 있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죠. 아무래도 B2B 사업이 중심이다보니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질 기회가 적었습니다.

이 회사는 매우 특이한 회사입니다. 이 회사에 대판 평판이 극단적으로 나뉩니다. 한쪽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칭송합니다. 실제로 티맥스소프트는 미들웨어라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IBM, 오라클과 같은 글로벌 기업을 제치고 국내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공공기관이 많이 구매해줘서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이 아닙니다. 금융권을 비롯해 일반 기업들이 티맥스 미들웨어 제품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 회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가족중심 경영, 방만한 경영으로 한 때 경영위기를 겪기도 했고, 지난친 허풍(?)에 IT업계의 황우석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합니다.

이런 두 측면 때문에 IT업계에서는 호불호가 매우 갈리는 회사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터로서의 티맥스소프트를 평가할 때도 평가가 크게 엇갈린다는 점입니다. 누구에게는 최고의 일터라고 칭송을 받을 수도 있고, 다른 이에게는 야근에 주말도 없는 무지막지한 노동환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티맥스소프트는 야근과 주말근무가 잦습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박대연 회장은 ‘월화수목금금금’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열정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심지어 과거 신제품 발표회에서는 연구원이 집에 안가고 신제품 개발에 몰두해서 이혼당할 뻔 했다는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하기도 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죠.

이렇게 업무량이 많다면 티맥스소프트는 퇴사자도 많고 이직률도 높겠죠? 그러나 놀랍게도 별로 그렇지 않습니다.

수년 전 티맥스소프트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많은 직원들이 퇴사한 적이 있었는데, 회사가 정상화 된 후 대기업으로 이직했던 직원들이 다시 티맥스소프트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기업에 잘 다니다가 이제 위기에서 막 벗어난 중소기업, 그것도 일이 무지하게 많은 회사로 돌아가는 상황, 쉽게 이해되지는 않죠? 월급이 나쁘지 않다고 해도 대기업 수준은 아닐텐데 말이죠.

이런 연어적(?) 행보를 보인 이들은 대부분 티맥스소프트의 연구원들입니다. 제품을 개발하는 핵심 인력들이죠. 이들은 대기업의 부속품이 되는 것보다 티맥스소프트에서 주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만들기를 원했던 것이죠.

티맥스소프트에는 710명(16년 6월 기준)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데 , 그중 497명이 연구원입니다. 전체 직원의 70%가 연구원들인 셈이죠. 티맥스소프트는 연구원들이 주인공인 회사입니다.

티맥스소프트는 연구원들에 대한 처우가 매우 좋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월급도 꽤 높고 연구개발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하죠.

예를 들어 티맥스소프트 R&D 센터 연구원에게는 직급에 관계 없이 1인 1실, 또는 2인 1실의 공간이 배정됩니다. 주변에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나 잡음 등에 신경쓰지 말고 연구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겠죠. 연구원들은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방에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연구원 개개인에게 별도의 연구실을 제공하는 티맥스소프트
제가 티맥스소프트 사옥에 방문한 날에는 한 여성 연구원이 자신의 방에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막힌 문제를 풀기 위해 잠시 다른 쪽으로 머리를 식히는 듯 보였습니다.

또 티맥스소프트 사내에는 전문 마사지실이 있고, 두 명의 전문 마사지사가 상시 대기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근무 시간에 아무 때나 마사지를 받으면서 피로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안마의자를 두는 회사는 종종 있지만, 실제 마사지사가 있는 회사는 흔치 않죠. 집중력이 흐려질 때 마시지를 받고 다시 집중할 수 있겠네요.

티맥스소프트 사내에는 마사지실이 있고, 전문마사지사가 상주한다.
사내에 헬스클럽, 사우나, 탁구장 등의 건강관리 시설도 있습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니 열심히 일 하려면 건강부터 챙기라는 메시지인 듯 합니다.
헬스클럽 못지 않은 티맥스소프트 건강관리실
레스토랑, 카페, 편의점 등 편의시설도 제공합니다. 회사에 한 번 들어오면 밖에 나갈 필요가 없겠네요. 왔다갔다 시간낭비를 줄이고 일에 집중하라는 이야기일까요?

사내 편의점. 시중보다 10% 저렴하다고 한다.
이런 모든 시설은 오로지 연구개발에만 집중하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시간 낭비를 최대한 줄이고, 집중력을 발휘해서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만들도록 하라는 취지죠.

이런 점에서 티맥스소프트의 근무 여건에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여가 시간을 즐기면서 회사를 다니고 싶은 일반 사람에게는 별로 좋지 않은 직장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제대로 연구개발에 전념해, 의미 있는 기술이나 제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진 사람에게는 티맥스소프트만한 환경을 국내에서 찾기 힘듭니다.

창업자인 박대연 회장이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만들겠다는 목표에 청춘을 바친 분이라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듯 합니다.

티맥스소프트 사옥 1층에 전시돼 있는 티맥스OS
최근 티맥스소프트는 티맥스OS라는 운영체제를 개발 중입니다. 지난 달 처음 대중에게 선보였고, 10월에 공식 출시될 예정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에 대항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대한 시각도 엇갈립니다. 어떤 이들은 현실성 없이 회사의 자원을 낭비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도전정신에 찬사를 보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판단은 각기 다르겠지만 확실한 점 하나는, 티맥스의 연구원들은 실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에 대적할만한 운영체제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밤낮으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겐 야근지옥, 누군가에겐 연구천국이 될 수 있는 티맥스소프트였습니다.

한편 티맥스소프트는 연간 수시로 채용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에 50~100, 내년 상반기에 100~15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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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티맥스소프트는 야근과 주말근무가 잦습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박대연 회장은 ‘월화수목금금금’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열정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어휴 아직도 이런 꼰대문화를 열정이라고 생각하는걸 보니.. 답이없다.
    뭐 또 주말에 산행 이런것도 시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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