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제시하는 미래의 웹…AMP와 PWA

 

1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모바일 생태계는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중심으로 흘러왔다. 앱은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플랫폼 독점자들의 주요 수익원이었다. 앱 마켓을 틀어쥔 이들은 자사의 앱 생태계에서 벌어지는 거래에 대한 수수료를 받아 엄청난 이익을 취해왔다.

이 때문에 모바일 생태계에서 ‘웹’은 다소 찬밥 신세일 수밖에 없었다. 모바일 생태계를 이끄는 두 거두의 돈벌이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PC에서는 웹이 네이티브 앱을 먹어치웠는데, 모바일에서는 반대로 앱이 주인공이었다.

이런 점에서 지난주(18~21일) 열린 구글 I/O 2016 행사는 웹 개발자들의 관심을 끌 요소가 많았다. 이번 행사에서 구글은 유독 ‘웹’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구글은 모바일 웹을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공개하며, 진보적인 웹 생태계를 함께 만들자고 호소했다.

구글의 이런 태도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구글이 원래 검색의 지배자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앱은 구글 검색이 닿지 못하는 구역이다. 모든 것이 앱으로 흘러가면, 구글 검색의 영향력은 낮아질 수도 있다. 구글 입장에서는 구글 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앱 생태계도 중요하지만, 웹을 기반으로 한 검색 생태계는 그것보다 더 중요하다.

이번 구글 IO 2016을 통해 구글이 제시한 미래의 웹은 ‘AMP(Accelerated Mobile Page)’와 ‘PWA(Progressive Web App)’로 정리할 수 있다.

AMP는 모바일 웹을 좀 더 빠르게 이용하자는 구글의 제안이다. 현재 모바일 웹은 광고와 같은 부수적인 콘텐츠 때문에 페이지 로딩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또 페이지 로딩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스크롤이 되지 않는 등 앱에 비해 불편한 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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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P 적용한 워싱턴소프트의 로딩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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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P를 적용하지 않은 워싱턴포스트 로딩속도

AMP는 이런 문제를 함께 해결해 보자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AMP는 현존하는 웹 기술 위에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다.

자바스크립트 사용을 최소화해 페이지 구성을 단순화하고, 비동기 로딩을 적용해 핵심 콘텐츠가 최우선적으로 보여질 수 있도록 했다. 또 구글 서버에 데이터를 캐싱해 로딩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구글의 설명에 따르면, AMP를 적용한 모바일 웹사이트는 기존보다 4배 정도 빨리 열리고, 데이터 소모량도 10분의 1로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

구글 측은 “많은 개발자가 이미 AMP를 사용 중이며 현재 AMP 페이지를 지원하는 도메인 수는 64만 개 이상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언론사를 중심으로 AMP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모바일 웹을 발전시키기 위한 구글의 두 번째 제안은 PW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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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A 적용한 Flipkart

PWA는 우선 네이티브 앱과 같은 사용자 경험을 주는 웹 앱을 목표로 한다. 일반적으로 네이티브 앱은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작동하며, 독자적인 아이콘을 통해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PWA는 네이티브 앱의 이런 장점을 웹 앱에도 이식했다. 서비스 워커(service worker)라 불리는 기술을 통해 웹 앱의 모든 중요 데이터를 캐싱해 두도록 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오프라인이거나 불안정한 네트워크에 있어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홈스크린에 아이콘을 추가할 수도 있고, 네이티브 앱과 같은 초기화면을 제공할 수 있으며, 주소창이 없는 전체 화면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또 기존의 웹은 로그인에 불편함이 많고, 로그인을 하더라도 결제에 복잡한 과정이 많았다. 구글은 PWA가 이런 문제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크리덴셜관리’라는 새로운 API는 네이티브 앱의 로그인 경험을 웹 앱에 그대로 이식할 수 있으며, 웹 결제 API 등을 통해 결제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 푸시알림 등도 네이티브 앱과 같은 경험을 줄 수 있도록 했다고 구글 측은 강조했다.

PWA를 받아들인 대표적인 서비스는 알리익스프레스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PWA를 구축한 후 신규사용자의 전환율이 104% 증가했다고 한다. 또 세션 당 74%의 시간을 더 많이 보낸다고 덧붙였다.

라울 로이-초두리 구글 크롬 제품 담당 부사장은 “웹에서는 모든 인터넷 사용자들이 기기나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에 액세스할 수 있다”면서 “(AMP와 PWA)를 통해 모바일 웹을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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