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한 성적표 받은 카카오…O2O가 구세주 될까

카카오가 2015년 4분기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약 69% 감소했다.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로 비용이 늘어난 것은 감안해 판단해야 하지만, 매출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빨간불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이후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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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2015 4분기 실적

 

카카오는 5일, 2015년 4분기 매출 2417억원, 영업이익 204억원, 순이익 10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3억원, 영업이익은 450억원, 순이익은 415억원 줄어들었다.

카카오 매출의 두 축, 광고와 게임이 동반 부진

카카오 4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은 광고와 게임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광고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약 170억원의 매출이 감소했고, 게임관련 매출도 112억원이 줄었다. 광고와 게임은 지금까지 카카오 매출의 두 축이었는데, 핵심 사업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광고 사업의 부진은 포털 서비스 다음의 부진에서 기인했다. 최세훈 CFO는 “PC 트래픽이 줄어들어서 광고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PC 온라인 광고 매출이 150억원 줄었다.

그렇다고 모바일 광고 사업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2015년 4분기 모바일 광고 매출은 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겨우 2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네이버가 2015년 4분기모바일 광고 매출 면에서 전년 동기 대비 63% 늘어난 실적을 발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 수 없는 수치다.

게임 사업은 모바일에서의 큰 폭 하락이 문제다. 모바일에서 게임 매출이 123억원 빠졌다. 온라인에서는 게임 매출이 10억원 늘었지만, 카카오의 게임 사업에서 PC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 카카오는 게임 매출의 85%가 모바일에서 발생한다.

모바일 게임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카카오는 최근 게임 내에 광고를 삽입하고, 직접 퍼블리싱 사업을 하는 새로운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새 전략이 현재의 하락세를 막을 수 있을 지켜봐야 할 듯 보인다.

이 외에 커머스와 콘텐츠 등의 사업은 긍정적 반응을 얻으며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아직 이들 사업이 카카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아 당장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엔 시간이 필요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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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서비스 포트폴리오

O2O, 카카오를 구원할 수 있을까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이유는 매출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비용들은 대부분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의 일환이다.

카카오가 미래먹거리로 가장 큰 투자를 벌이고 있는 부분은 O2O다. 지난 해 카카오택시를 통해 O2O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제는 이 가능성을 수익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 카카오의 의지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 드리이버(대리운전), 카카오 헤어샵(미용실 예약) 등의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상반기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두 사업은 카카오가 O2O 사업을 수익화 하는 첫번째 시도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택시는 시장 진입에 성공하고 택시 산업을 뒤흔들었지만, 마땅한 수익 모델이 없었다. 결제가 오프라인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카카오 드라이버와 카카오 헤어는 결제를 온라인(모바일)로 가져올 방침이다. 온라인에서 결제가 이뤄지면 이용자가 결제할 때마다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수수료율은 대리운전의 경우 약 10%~20% 카카오 헤어샵의 경우 5%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리운전의 경우 기존 대리운전 중계업체에 대한 기사들의 반발이 심한 상태여서 비교적 쉽게 시장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리기사들은 약 30%의 수수료를 중계업체에 지급하고, 별로로 보험료, 프로그램 사용료 등을 지불하고 있다.

카카오 헤어샵는 아직 전망을 내놓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카카오 측은 오는 3월 중 수도권 200여개 가맹점과 1000여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제한적 사전 시범 서비스(CBT)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인터넷 전문은행은 빠르면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빨라도 내년이나 돼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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