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은 왜 ‘다방’ 상표권을 고집할까

maxresdefault최근 O2O(Online to Offline, Offline to Online) 분야에서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분야는 부동산이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와 맞물려 직방•다방•방콜 등 원룸•투룸•오피스텔을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 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은 20~30대 1인 가구의 경우 부동산 발품을 팔기에 앞서 스마트폰을 먼저 열기 때문에 이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다소 볼썽사나운  모습이 종종 연출된다.

올 상반기에는 이 분야 1, 2위인 직방과 다방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삭제되는 일이 있었다. 두 회사가 서로 리뷰 평점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이벤트를 여는 등 구글플레이 운영 규정을 어겼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직방과 다방은 법적 분쟁도 벌이고 있다. 1차적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벌어졌다. 다방은 상반기 직방을 공정위에 제소했다. 직방이 시장우위를 앞세워 부동산 업체들의 자유로운 매물 등록을 막고 있다는 것이 다방 측의 주장이다. 직방은 ‘클린회원제(회원등급제)’라는 제도를 운영했었는데, 이는 직방에 등록한 매물을 다른 앱에 등록하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를 일으켰다.

직방 측은 이 제도에 대해 “직방 하나만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중개소의 매물 정보가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관리하는 중개소의 정보에 비해 업데이트가 정확하고 빨랐던 측면이 있었다”면서 “클린회원제는 허위매물을 없애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문제가 논란이 되자 지난 7월 직방 측은 이 제도를 철회했다.

2차 분쟁은 상표권을 둘러싼 갈등이었다. 직방은 지난 2014년 5월 ‘다방’이라는 상표권(9류)을 출원했다. 당시 직방은 ‘다방’뿐 아니라 ‘꿀방’ 등 여러 상표권을 동시에 출원했다. 추후 사업을 확장할 때를 대비해 미리 상표권을 확보해 두려는 취지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스테이션3가 다방 앱으로 1년이나 사업을 영위하고 있을 때였다. 스테이션3도 물론 사업을 시작하며 ‘다방’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스테이션3가 출원한 상표권은 35, 36류였다. 직방이 신청한 ‘다방’ 상표권은 9류에 대한 것이었다.

특허청 상표류분류에 따르면, 35류는 광고•기업경영업, 36류는 금융업•보험업•부동산업이 신청하는 상표권이다. 9류는 전기•전자업•소프트웨어 등이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전문 변리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상표권을 등록한 스테이션3 측은 전기, 전자제품업은 본인들과 관계없다고 생각하고 9류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하지 않았다. 결국 9류의 ‘다방’ 상표권을 등록하지 않은 실수는 스테이션3의 발목을 잡았다.

직방은 지난 3월 ‘다방’ 상표권(9류)을 등록했고, 4월 스테이션3를 상대으로 ‘다방’ 상표권 침해금지 가처분신청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두 회사는 소모적인 법적 분쟁에 돌입했다.

지난 9월 서울지방법원은 1심 판결에서 스테이션3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원고의 청을 기각하고 스테이션3의 승소를 선언했다. 1심 판결이 내려진 직후 직방 측은 항소를 제기했고, 현재는 고등법원에서 재판을 진행중이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고객과 파트너에만 집중해도 모자라는 시간에 법정다툼을 벌이는 것은 너무 소모적이다. 두 회사의 법정 대리인은 법무법인 세종(직방), 김&장(스테이션3)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법무법인을 앞세워 싸우고 있는 것이다. 변호인 비용만 해도 최소 1억원은 넘게 들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아직 이런 최고의 법무법인에 법률의뢰를 받을 정도로 돈을 많이 버는 회사가 아니다. 엄청난 출혈을 감수하고 있는 중이다.

스테이션3의 한유순 대표는 “우리는 이 재판에서 지면 끝장이기 때문에 절대지지 않기 위해 최고의 법무법인에 의뢰했다”면서 “사업초기 변리사 비용 100만원 아끼려다 한 실수 때문에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직방 관계자는 “직방은 론칭 초기부터 다양한 방 서비스를 할 계획으로 ‘샤방’을 운영하기도 했고 추후 사용 목적으로 ‘다방’ ‘꿀방’ 등 상표를 출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모적인 경쟁으로 인해 두 회사 모두 피해를 받는 중이다.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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