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까지 갈아탄다, 클라우드에 올라탄 온투업자들

‘P2P금융’으로 불리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온투업자)들이 전통 금융사들에 비해 과감하다고 할 정도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많이 활용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코어뱅킹을 포함해 전체 시스템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활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도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으로 전환하고 있다.

온투업권에서는 이미 많은 업체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IT시스템을 구축해 사용하는 것을 넘어 클라우드 서비스를  채택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것에 걸맞게 대부분의 업체들은 전통 금융사들과는 달리 클라우드 사용은 필수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런 탓에 지난해 온투업이 제도권으로 편입될 때 금융당국의 주요 심사 요건 중 하나가 클라우드 활용 현황이었다. 대부분의 온투업체들이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예외적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리전을 방문하며 보안에 문제가 없는지 철저하게 심사했다. 결과적으로,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는 온투업체들은 무난하게 심사에 통과할 수 있었다.

온투업권에서 사실상 전사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활용하고 있는 곳으로 8퍼센트(팔퍼센트)와 피플펀드를 꼽을 수 있다. 팔퍼센트는 서비스 출시부터 지금까지 클라우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시스템 90% 이상을 AWS와 네이버클라우드를 사용한다. 금융기관과 연결되는 서비스는 전용선이 필요해서 이 부분을 제외한 모든 곳이 클라우드 환경이라고 보면 된다.

이호성 팔퍼센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부대표는 “온투업이 신생 금융업이고 대부분의 업체들이 스타트업이다보니, 처음부터 레거시 환경이 아니라 클라우드를 쓰는 곳이 많다”며 “회사마다 머신러닝, 앱 푸쉬, 앱 서비스, 서버, 코어뱅킹 등 클라우드 활용 용도는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데일리펀딩도 여기에 공감했다. 데일리펀딩 관계자는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해 물리적 장비를 사용하면 관리적, 물리적, 기술적 비용이 너무 커진다”며 “스타트업은 잦은 이사, 이동이 있어 별도 서버실을 구축하기 쉽지 않아 클라우드 환경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플펀드는 코어뱅킹을 포함한 전사 시스템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구축했다. 피플펀드는 2015년부터 AWS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의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 약 5년 넘게 클라우드를 사용하면서 클라우드 고도화를 진행했다. 또 지난해부터 시작한 클라우드 기반의 코어뱅킹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온투업계에서는 클라우드 환경이 관리가 용이하고 서버증설이 자유롭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강민승 피플펀드 CTO는 “실물 서버 기반의 금융 서비스는 운영, 관리가 어렵고 절차상 복잡성 때문에 작은 변화에도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며 “반면, 클라우드는 구현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인프라를 다양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빠르게 적용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투업이 성장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고객의 수요에 맞춰 서버량을 유연하게 증설, 관리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의 특징인 유연한 서버증설에 주목해 서비스 앱을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구축했거나 전환하는 곳도 있다. 어니스트펀드는 앱 서비스 환경을 출범할 때부터 AWS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으로 구축했다. 대부분의 플랫폼을 클라우드로 활용하고 있는 렌딧 또한 앱 서비스 환경을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전환하기 위해 개발 중이다.

데일리펀딩은 올 하반기를 목표로 NHN토스트 기반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해 개발자, 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작업에 착수했다. 특정 시간에 사용자들이 서비스에 몰리는 것을 감안해, 언제든 서버를 증량할 수 있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데일리펀딩 관계자는 “모든 서비스는 자원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며 “새벽에 트래픽이 몰리는 서비스가 있을 수 있고 점심시간에 몰리는 서비스가 있을 수 있는데, 사용자는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으면 떠난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시점에 폭발적으로 자원을 활용하고 불필요한 시점에 자원을 반납하는 과정을 자동화해, 예측 가능한 변경 전략을 관리하는 것이 클라우드 네이티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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