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양자암호통신’ 기술, 노키아 장비에 탑재돼 세계로

SK텔레콤이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원천기술이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인 노키아의 차세대 전송 장비에 탑재돼 전세계로 확산된다.

SK텔레콤은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7’에서 노키아와 ‘양자암호통신’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SK텔레콤과 노키아는 올해 하반기까지 SK텔레콤 양자암호기술 기반의 ‘퀀텀 전송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 뒤 이를 노키아의 차세대 광전송 장비에 탑재해 상용화하기로 했다.

30년 미래 책임질 강력한 통신보안 기술

‘양자암호통신’은 분자보다 더 작은 단위인 ‘양자’를 활용한 암호화 기술로, 현존하는 해킹 기술로 뚫을 수 없는 완벽에 가까운 통신 보안 체계로 알려져 있다.

이 기술은 국방·금융·데이터센터·자율주행차·사물인터넷(IoT) 등 데이터 해킹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현재 보안 솔루션을 대체할 ‘미래 30년을 책임질 국보급 기술’로 손꼽힌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라는 용어도 생소했던 지난 2011년부터 양자기술연구소(Quantum Tech. Lab)를 종합기술원 산하에 설립하는 등 6년간 한국산 양자암호 원천기술과 상용시스템 개발에 매진해왔다.

SK텔레콤 퀀텀 테크랩 연구원들이 양자암호통신 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SK텔레콤 퀀텀 테크랩 연구원들이 양자암호통신 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MWC2017’에서 SK텔레콤의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노키아의 네트워크 기술을 결합한 ‘퀀텀 전송 시스템’을 시연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개발 시작이 늦었음에도 양자암호 기술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기술종주국’ 반열에 올라섰다.

이번에 노키아와 사업협력을 체결한 것은 한국의 양자 보안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원천기술 세계로 확산

SK텔레콤은 글로벌 선두기업과 협력해 ICT생태계와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기 위해 노키아와 손을 맞잡았다. 이는 박정호 사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밝힌 ‘혼자서 1등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경영 환경 인식과 궤를 같이한다. SK텔레콤은 독자적인 양자암호통신 전송 장비를 개발해 세계 시장을 노리기보다는, 노키아와 제휴를 맺어 글로벌 통신 영업망을 활용해 신속히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로 결정했다.

이날 노키아와의 사업 협력 체결식에 참석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이같은 경영 전략을 재차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박 사장은 “SK텔레콤이 최고의 기술을 확보한 것과 글로벌 생태계를 만들고 확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ICT패러다임과 생태계를 빠르게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함께 참석한 라지브 수리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SK텔레콤의 양자통신 기술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사이버 보안 시장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SK텔레콤은 유럽 도이치텔레콤과 SK텔레콤의 양자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생태계 구축 추진을 위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KT, 스마트폰·IoT 기기 탑재 가능한 초소형 SoC 개발에도 도전

SK텔레콤은 이번에 공개한 ‘퀀텀 전송 시스템’ 외에도 ‘양자암호기술’을 IoT 기기에 적용하기 위한 핵심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초소형(5mm*5mm) 비메모리 반도체인 ‘양자난수생성기(Quantum Random Number Generator, QRNG)’를 올해 상반기 안에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QRNG’는 양자암호를 생성하는 핵심 기술로, 추정 불가능한 난수를 생성한다. 현재 ‘QRNG’는 신용카드 크기라 스마트폰 등에 탑재할 수 없다. 하지만 초소형 칩이 개발되면 스마트폰, IoT 기기, 자율자동차 등에 탑재할 수 있다. 이는 취약하다고 알려진 IoT 보안을 크게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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