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4월부터 신사옥 애플 파크 이전 시작”

드디어 애플의 새 사옥이 문을 연다. 애플은 약 5년에 걸친 공사를 마무리하고 올 4월부터 직원 이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직원은 1만2천여 명에 달하고, 이주 기간만 6개월에 달한다. 사실 공사는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고, 완성된 근무 공간부터 서서히 문을 열고, 앞으로 6개월 동안 남은 공사와 이사를 동시에 마칠 계획이다.

‘애플 파크’라는 새 이름도 공개됐다. 현재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 사옥은 ‘인피니티 루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블록 자체가 약간 둥근 길로 둘러 싸여 있고, 건물 배치도 둥글다. 스티브 잡스의 동양적 철학을 담아 끝없이 도는 모양을 형상화 한 것이다. 새 사옥은 아예 동그란 원형으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애플 캠퍼스 2’ 외에 ‘인피티니 루프2’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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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애플은 새 건물에 애플 파크라는 전혀 색다른 이름을 붙였다. 애플은 자료를 통해 ‘산타클라라 밸리 중심부 아스팔트 지역이 녹지로 가득한 휴식 공간으로 재탄생한다’고 밝혔는데, 사옥 자체를 공원과 녹지 등으로 꾸미는 것에 대한 직접적인 생각을 이름에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 사옥이 주목받은 것은 무엇보다 ‘우주선’을 떠올리는 독특한 디자인 때문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단순히 화려하게 짓는 게 목적이 아니라 꾸준히 공개되는 사진이나 기사 등으로 알려진 것처럼 친환경과 자연을 담는 데 주력했다.

자연 채광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리 구조로 되어 있고, 자연 통풍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옥상에 태양 전지판을 달아 17메가 와트의 전기를 직접 생산해 1년 중 9개월은 냉난방 없이도 운영할 수 있다. 녹지 구조도 상당히 강조된다. 애플은 빈 곳은 모두 잔디와 가뭄에 강한 9천여 그루의 나무로 덮어 직원들이 업무와 휴식, 사색 등을 병행할 수 있도록 꾸몄다. 전체적인 설계 철학은 친환경, 자연통풍, 에너지, 자연 등이 어우러진 샌프란시스코 애플스토어와 비교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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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파크는 스티브 잡스가 꿈꾸던 건물의 형상을 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유작이라고 볼 수 있다. 애플도 그를 존중해 사옥 내 극장에 ‘스티브 잡스 극장’이라는 이름을 주었다. 1천 석 규모로 사내 행사나 소규모의 제품 발표회를 하던 기존 극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적인 요소 뿐 아니라 건물 자체의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애플은 캠퍼스의 면적은 175에이커라고 소개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단위로 바꾸면 약 71만 제곱미터, 21만 평에 달한다. 판교 테크노밸리가 약 20만 평 규모인 것을 생각하면 그 규모를 어느 정도 짚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전 사옥처럼 일반에 공개되는 애플스토어도 있고, 카페가 있는 방문객 센터도 생긴다. 직원들이 쓰는 피트니스 센터는 2800평에 달하고, 고리 안쪽 공간에는 과수원, 풀밭, 연못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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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애플 파크의 공사도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건물은 지난 2011년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워낙 대규모로 지어지다 보니 공사 기간도 길었다. 애초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올해도 완공이 불투명하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애플은 올 여름까지 모든 공사를 마친다고 밝혔다.

애플은 그 동안 급격히 늘어나는 직원들을 한 건물에 모두 수용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쿠퍼티노에는 인피니티 루프 외에도 곳곳에 애플의 사무실이 흩어져 있는데 신사옥을 중심으로 업무 공간이 집중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길게 설명했지만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팀 쿡 CEO의 설명이 이 건물의 특징을 잘 설명한다.

“애플을 향한 스티브 (잡스)의 비전은 그가 우리와 함께 했던 시대를 훨씬 뛰어넘는다. 그는 애플 파크가 차세대를 위한 혁신의 본원지가 되길 원했다. 사무 공간과 녹지 공간은 우리 팀에 영감을 불어 넣어줌과 동시에 친환경적으로 설계되었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건물 중 하나를 만들어냈으며, 캠퍼스는 전적으로 재생 에너지로만 가동될 것이다”

글. <최호섭> 바이라인네트워크
hs.choi@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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