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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탐방]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SAP코리아’

최근 정부 세종청사에서 복지부 소속 5급 공무원 김모 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고인은 자녀 세 명을 키우는 워킹맘인데, 주말에 나와 밀린 업무를 처리다가 과로로 쓰러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직장생활에서 많은 고통을 겪곤 합니다.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많이 개선됐다고는 해도 한국사회에서 육아는 여전히 엄마의 몫으로 남는 경우가 많은데, 사회에서는 남성과 마찬가지의 업무를 해내야 합니다

이런 문제는 단지 여성만의 것은 아닙니다. 이런 여성문제가 저출산으로 이어져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만듭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주 <심스키의 IT기업탐방>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인 ‘SAP코리아’를 선택했습니다.

SAP 는 독일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주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ERP, CRM, SCM 등)을 공급하며, 몇년 전부터는 데이터베이스 시장에까지 진출했습니다.

IT업계나 재무회계담당자가 아닌 분들에게는 낯선 회사이겠지만, 전 세계 소프트웨어 기업 중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글로벌 대기업입니다.

SAP코리아는 여성들이 육아나 출산으로 인해 직장에서 불리함을 겪지 않도록, 반대로 직장으로 인해 육아나 출산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많은 제도를 만들어 두고 있습니다.

간단한 것부터 보자면, SAP코리아의 출산 휴가는 120일입니다. 법적으로 월급을 받는 출산휴가를 3개월을 보장하는데, SAP는 여기에 1개월을 더했습니다. 별거 아닌 듯 보이지만, 회사 입장에서 일하지 않은 직원의 월급을 그대로 보전해주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닐 것입니다.

또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일주일에 30시간 일해도 되는 단축근무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법에도 유사한 제도가 있지만, 정부육아휴직 제도는 1년만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SAP코리아 여성 직원들은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는 근무시간을 줄여 아이를 돌보는 시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이 SAP코리아 여성 직원은 둘째 아이를 낳은 후 3일 출근, 2일 재택근무를 한다.
또 자녀가 있는 SAP 코리아 임직원는 누구나 자녀의 초등 입학 전까지 육아 장려 보조금(유치원 비, 어린이 집 비용 및 관련 부대비용)를 매달 최대 30만원까지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SAP는 또 근무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회사 내에서도 특정 자리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워크 체계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책상과 의자, 모니터는 공통의 설비이며 개인은 원하는 자리에서 노트북만 모니터에 연결해 일을 합니다. 개인의 짐은 사물함에 넣어놓고 아침마다 꺼냅니다.

근무하는 자리가 고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직원들에게에게 사물함이 필요하다
이는 필요시 재택근무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침마다 다른 자리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상사에게 얼굴도장을 찍지 않습니다. 필요시에는 보고를 하고 재택근무를 할 수 있습니다.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죠.

SAP코리아는 단순히 내부 여직원에 대한 복지 뿐 아니라 사회적 여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 두기도 했습니다. ‘백투워크(Back to Work)’라는 프로그램인데요,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다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백투워크는 잠시 육아 등의 사유로 휴직을 했다가, 다시 사회로 복귀를 꿈꾸는 경력단절 여성인력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선발된 참가자들은 경력 단절 이전의 경험과 역량에 적합한 프로젝트에 배치됩니다. 업무 기간은 최장 6개월이며 참가자들은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현장에서 근무하거나 재택 근무를 합니다. 이 기간동안 SAP 코리아는 참가자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멘토링 등 사회 복귀에 필요한 지원도 제공합니다.

프로젝트가 종료된 이후 개인의 업무 성과와 내부 수요에 따라 근무를 연장합니다. 때로는 정직원으로 채용되기도 합니다.

백투워크는 1Blives라는  SAP 본사 차원의 사내 공모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제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로, 전 세계 10억 명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지사에서 낸 이 아이디어는 본사 차원에서 받아들여져 다른 나라로 확산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같은 여성복지 제도에 힘입어 SAP코리아는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으로 GPTW(Great Place to Work, 일하기 좋은 기업) 코리아 주관으로 열린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시상식에서 기업 및 기관 부문 본상을 수상했습니다. ▲혁신추구문화 ▲수평적 기업문화 ▲업무 유연한 근무환경 ▲다양한 사회봉사활동 부문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인정받았다고 하네요.

SAP는  ‘디자인 씽킹’ 기업으로도 유명합니다. ‘디자인 씽킹’이란 고객을 중심으로 새롭게 사고하는 방법론으로, SAP 하소 플레트너 회장이 처음으로 주장한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스탠포드 대학이 D스쿨(The Hasso Platter Institute of Design)을 운영하고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부각됐습니다.

SAP코리아는 국내에서 ‘디자인 씽킹’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에는 디자인 씽킹 전파를 위해 판교에 ‘앱하우스’를 설립했습니다.

앱하우스코리아는 정부와 기업·사회·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디자인싱킹 프로그램을 운용합니다. 청소년 자기주도 학습 문제 해결, 교사·교수들을 위한 교육 혁신 프로그램, 스타트업 대상 교육 및 디자인씽킹 전문가 양성 교육, 스타트업 포커스 프로그램 등을 운용하고 사회에 디자인씽킹을 전파한다는 목표라고 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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