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7]BMW와 인텔이 꿈꾸는 미래의 자동차

몇 년 전부터 CES, 그러니까 가전쇼의 한 중심으로 ‘자동차’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동차는 그 자체로 이동수단이자 또 하나의 컴퓨터, 그리고 거주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외로 IT 기술과 동떨어져 있던 분야이기도 하다. 휴대폰과 TV에 이어 ‘스마트’라는 말이 붙기에 최적인 환경이다.

CES 2017도 개막 전부터 자동차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BMW와 인텔, 그리고 모빌아이(Mobileye)는 1월4일 새벽 6시부터 발표회를 열고 파트너십에 대한 내용을 꺼냈다. BMW는 이미 지난해 7월6일 인텔과 모빌아이를 통해 자울주행 차량 기술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적 있다. BMW는 그 파트너십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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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BMW AG 클라우스 플뢸리히, 인텔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 모빌아이 암논 샤유아 회장.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이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은 크게 4가지가 꼽힌다. 고해상도 ‘지도’와 정밀한 ‘센서’, 주변 환경을 사람처럼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그리고, 이 정보들을 바탕으로 차를 안전하게 움직이는 ‘동작 제어’ 기술이다.

센서의 필요도는 이미 오랫동안 설명됐다. 주변의 차량이나 사람, 장애물을 인식하는 것 뿐 아니라 도로 안내 표지판을 인식한다거나 차선을 읽는 등 사람의 눈과 귀 역할을 자동차가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밀한 지도 정보도 필수다. 사람도 길을 잘 알면 갑작스러운 위험에 대응이 쉬운 것처럼 컴퓨터도 기본적인 도로 상황이 정밀하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어야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지도 정보는 점점 발전해서 이제는 센티미터 단위의 정밀도가 연구되는 상황이다. 센서 역시 카메라와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 다양화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이 자율 주행 차량을 구체화하는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에 있다. 지도와 도로 정보를 읽어낸 뒤 이를 실시간으로 주행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차량이 운전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게 이번 CES에서 핵심 요소로 꼽히는 부분인데, BMW와 인텔, 모빌아이가 또 하나의 자율 주행용 인공 지능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운전하느냐에 따라 자동차의 움직임이 달라지듯, 결국 얼마나 잘 만든 인공지능을 차량에 올리느냐에 따라 결과적으로 그 자동차의 상품성이 결정될 수 있다.

이 세 회사가 협력하는 부분 역시 센서와 인공지능 부분이다. 인텔은 당연히 프로세서와 컴퓨팅 솔루션을 제공한다. 인텔은 ‘고(Go)’라는 차량용 컴퓨터를 발표했다.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고속 SSD, 사물 인식 카메라 기술인 리얼센스, 그리고 최근 인텔이 발표한 인공 지능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너바나 등이 통합된 차량용 컴퓨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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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콘셉트 차량에는 엔터테인먼트용 디스플레이가 자리했다.

모빌아이는 운전 보조 장치(ADAS)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이 회사 역시 카메라, 초음파 센서 등으로 인식된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을 솔루션 형태로 개발중이다. 이제 막 6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그동안 각 기업들이 자율 주행과 관련해 독자적으로 확보한 기술들이 명확하기 때문에 개발은 꽤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모빌아이의 암논 샤유아 회장은 “세 회사가 모든 기술 개발 과정을 완전하게 공유하는 업무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개발 효율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파트너십의 강점을 밝히기도 했다.

이 세 회사의 재미있는 부분은 표준과 개방에 있다. 인텔은 애초 고성능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하는 기술 표준을 세우고, 이를 플랫폼으로 만드는 사업 형태에 익숙한 회사다. BMW 역시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면서 모든 기술을 혼자 완성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미 제니비를 비롯해 상당 부분의 기술을 업계 전체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쳐 왔다.

세 회사는 이 솔루션을 개방형 아키텍처로 만들어 BMW 외에 다른 자동차 브랜드, 그리고 티어1의 전장 업체들이 참여해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업은 이제 막 6개월을 지났을 뿐이지만 이미 각자 오랫동안 준비해 왔기 때문에 진행 속도는 빠르다. 사회를 맡은 BMW의 이사회 멤버 클라우스 플뢸리히는 “BMW는 당장 올해 말에 실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수준의 자율 주행 차량을 테스트하고, 내년 말에는 차량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1년이면 완전한 형태의 자율주행 차량이 안전하게 도로를 달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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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한 켠에 놓인 책꽂이가 차량의 많은 부분을 설명한다.

BMW답게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콘셉트 차량으로 마무리했다. BMW는 이를 토대로 2021년의 차량 형태를 차량으로 옮긴 것이다. 무대 한 가운데에 서 있던 자동차의 장막을 열자 비현실적인 형태의 차량이 모습을 드러냈다. BMW는 ‘i인사이드 퓨처’라는 이름의 차량을 통해 내부 공간을 커뮤니케이션과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환경으로 만들었다.

내연 기관이 사라지면서 차량의 공간이 넓고 편편해졌다. 기본적으로 자율 주행이 기본이기 때문에 운전석 역시 운전과 관련된 부분이 최소화됐다. 대신 자리마다 독립적인 오디오 시스템을 갖췄고, 뒷자리에는 큼직한 엔터테인먼트용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차량 안에 책꽂이가 있고, 좌석 밑에는 잔디까지 깔려 있다. 결국 운전 습관의 변화가 차 내부 공간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는 생각을 극단적으로 해석하는 셈이다. 클라우스 플뢸리히는 “앞으로 BMW 운전자들은 차량에 올라탈 때마다 어떻게 이동할 지 고를 수 있는 경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율 주행은 완성되기까지 아직 적지 않은 시간과 기술적, 사회적 장벽이 남아 있다. 당장의 어떤 결과보다, 세 회사의 협력이 개방과 표준, 그리고 여러가지 협업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새 기술과 세상의 간극을 줄여 놓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단단한 토대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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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호섭> hs.choi@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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