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핸디소프트, 코스닥은 처음…아니지?

핸디소프트가 24일 코스닥에 상장됐습니다. 핸디소프트는 그룹웨어, 사물인터넷 등의 사업을 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입니다.

이날 상장한 핸디소프트는 엄밀하게 법적인 기준을 따르자면 코스닥에 처음 상장되는 회사입니다. 그러나 IT업계에서는 한때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업계를 대표했던 ‘핸디소프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핸디소프트’라는 이름에는 우여곡절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1핸디소프트라는 회사가 처음 설립된 것은 1991년입니다. 그룹웨어, 기업포털, 지식관리시스템(KMS) 업무프로세스관리(BPM) 등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공급했습니다. 당시는 정부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정보화가 막 진행되던 시절이어서, 핸디소프트는 승승장구했고,1999년에 코스닥에 상장됐습니다.상장 이후 한때는 코스닥 대장주 역할을 할 정도로 주목을 받는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IT거품이 꺼지면서 핸디소프트의 운명도 내리막길을 달렸습니다. 미국 등 해외진출을 위해 많은 투자를 진행했는데,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적자에 시달리던 핸디소프트는 2009년 4월 오리엔탈리소스라는 회사에 매각됐습니다. 오리엔탈리소스는 정체가 불분명한 집단이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관심이 있어 핸디소프트를 인수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엉뚱하게 구리광산을 캔다는 둥 해외자원 개발을 내세워 주가를 뻥튀기하는데만 급급하더니, 결국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로 인해 핸디소프트는 상장폐지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이후 핸디소프트는 이리저리 팔려다니는 신세가 됩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핸디소프트라는 브랜드와 제품의 가치를 믿었습니다.

당시 이상선 핸디소프트 부사장과 일부 직원들은 이 믿음으로 핸디소프트의 소프트웨어 사업권을 인수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엔지니어로 핸디소프트에 입사해 20년 동안 몸 담으면서, 일본 법인장, 연구소장, 전략기획실장, 부사장을 역임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와 직원들은 “핸디소프트라는 이름을 살려내겠다”는 신념으로 버텼습니다. 고객들의 신뢰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러던 이들에게 구세주가 나타났습니다. 국산 네트워크 장비 업체 다산네트웍스입니다. 국내 벤처 1세대로 핸디소프트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다산네트웍스는 핸디소프트를 되살려 힘을 모으기로 도원결의 했습니다.

이를 위해 다산네트웍스는 핸디소프트를 인수해 다산SMC와 합병했습니다. 다산SMC는 다산네트웍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설립한 판매법인입니다.

이 때문에 법적으로 보면 이번에 상장되는 회사는 원래 핸디소프트가 아니라, 원래 다산SMC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핸디소프트의 핵심은 그룹웨어, 기업지식포털,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 등 소프트웨어 사업입니다. 이 분야의 매출이 60%에 달합니다. 새롭게 상장되는 회사의 힘도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현재 핸디소프트는 기존의 소프트웨어 사업 외에 사물인터넷, 네트워크 장비 판매 등의 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핸디소프트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상징적인 회사입니다. 벤처 거품 당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고,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소프트웨어 회사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반면교사의 역할도 합니다. 회사의 창업주가 회사를 아무한테나 매각하면 어떤 처참한 결과를 얻는지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공개회사가 된 핸디소프트를 축하하며 앞으로는 이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승승장구하길 기대해 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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