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이여, 왕홍발 급행열차를 타라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존재는 왕홍입니다. 왕홍은 중국판 파워블로거, 혹은 1인 크리에이터를 말하는 용어입니다.

중국에서 가장 큰 투자은행 중 하나인 궈타이쥔안증권에서 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왕홍에서 파급되는 시장 규모가 의류 부문만 18조 원이라 합니다. 왕홍의 팬들이 왕홍 스타일을 따라 하면서 형성되는 시장이죠.

123중국 최대 패션 전자상거래 플랫폼 모구지에에서 활동하는 ‘민은’ 씨는 지난 8월 카페24가 기자간담회에서 “사람들이 방송을 보면서 내가 입은 옷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고 말했습니다. 왕홍의 방송을 보는 사람들은 왕홍과 직접 소통을 하면서, 그의 스타일을 사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중국에서도 한국처럼 ‘스타일’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왕홍처럼 입고, 왕홍처럼 화장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왕홍은 현재 중국의 스타일 리더인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왕홍 시장의 성장은 한국의 온라인 패션 쇼핑몰 발전 과정과 유사합니다. 10여 년 전부터 한국의 여성들은 온라인 쇼핑몰의 모델이 입은 것과 같은 의상을 찾고, 화장품을 샀습니다.

스타일난다, 육육걸즈, 핫핑 같은 인기 쇼핑몰은 한국판 왕홍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당 전문 쇼핑몰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다시 같은 곳을 찾는 단골로 성장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의 여성들이 한국의 스타일에 관심이 많다는 점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민은’ 씨를 처음 봤을 때 첫 느낌은 ‘한국 여성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가 입은 의상이나 화장, 헤어스타일 등은 한국의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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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방한해 기자간담회를 하는 왕홍 민은 씨

한국인들이 18조 원이나 되는 중국의 왕홍 경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때마침, 중국에선 한국 드라마와 영화, K-POP 등 한류가 인기입니다. 한국 연예인이 입은 옷과 한국 패션에 호감도가 높고 국내 고객 구매 패턴과 비슷한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 쇼핑몰 운영자 입장에선 한국의 스타일을 강조하는 콘텐츠 마케팅을 잘하면, 중국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전문 쇼핑몰들이 자신의 스타일을 어떻게 알리느냐에 따라 성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핵심 경쟁력과 그것을 알리는 적절한 마케팅 방법의 선택입니다.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몰은 한국 여성들의 심리를 잘 읽어 성장해왔습니다. 이들은 ‘스타일’을 주무기로 커왔고, 때마침 현지에서도 ‘스타일’을 무기로 한 왕홍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 전문 쇼핑몰과 중국의 왕홍이 결합하면 중국에서 예상보다 큰 힘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한국 전문 쇼핑몰이 왕홍과 협업해 좋은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유명 온라인 전문 쇼핑몰 ‘믹스엑스믹스’와 중국 왕홍이 함께 중국 현지인을 대상으로 상품 판매 생방송을 했는데요, 짧은 방송에 ‘좋아요’ 버튼을 누른 이가 48만 명이었습니다. 해당 업체 몰의 팔로워 수는 단시간에 4800명이 늘었고, 페이지뷰도 일평균 대비 35% 늘었습니다.

한국의 전문 쇼핑몰들이 각자 보유한 경험을 잘 살리고, 왕홍을 통한 적절한 마케팅을 한다면 중국 시장에서 우리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의 거대한 플랫폼에 무조건 겁을 먹을 이유는 없습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금 계속해 성장해 가고 있고, 계속해 새로운 스타일을 찾고 있는 중이니까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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