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W 유통업계의 여걸, 바이소프트 백현주 대표

최근 국내의 한 소프트웨어 유통사가 글로벌 회사에 매각됐다는 소식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이소프트’입니다. 바이소프트는 독일에 기반을 둔 글로벌 IT 컨설팅 그룹 ‘컴파렉스’에 인수됐습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유통사가 해외 기업에 인수되는 일은 드문 일입니다. 소프트웨어 유통산업은 내수산업이고 확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소프트뱅크커머스와 같은 이례적인 사례를 제외하고는 국내 기업끼리 경쟁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중소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에 해외 기업이 관심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822910_03485439659000바이소프트에 특히 관심이 가는 이유는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17년 동안 이끌고 있는 백현주 대표 때문입니다. 남성 중심의 IT업계에서 여성 CEO가 20년 가까이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눈길을 끕니다.

백 대표가 바이소프트를 창업한 것은 29세이던 1999년입니다. 당시는 국내에 벤처 거품이 한창이던 시절입니다. 벤처창업 열기도 뜨거웠죠. 누구나 한 번쯤은 벤처창업을 생각해보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거품은 2~3년만에 꺼졌습니다. 대부분의 창업가들은 신용불량자가 됐습니다. 살아남은 것은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백 대표는 살아남은 극소수의 일원입니다. 남성들이 주를 이루는 IT업계에서 20대 여성이 이끄는 회사가 모두가 무너지던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아 글로벌 기업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은 주목할만 사건입니다.

백 대표가 처음부터 사업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두 번째 직장생활을 할 때였습니다. 당시 회사의 발전을 위해 여러가지 제안을 했는데 그것이 묵살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자신이 직접 회사를 운영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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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소프트 백현주 대표

백 대표는 “두 번째 직장이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였는데, 회사가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대표께 관리프로그램 도입과 같은 제안을 여러 번 했는데 잘 안됐다”면서 “그 과정에서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유통회사 경쟁력의 핵심은 고객응대입니다. 직접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객관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사업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백 대표는 불리한 점이 있습니다. 고객사의 의사결정권자는 대부분 남성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젊은 여성 대표는 남성 중심의 네트워크에 끼어들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백 대표는 “여성들이 일할 때 유리천정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창업했을 당시를 돌아보면 유리가 아니라 그냥 불투명한 벽이 있었다”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은 오로지 실력을 키우는 일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백 대표는 이어 “벤더가 신제품을 출시하면 저희가 직접 테스트해서 어떻게 고객에 제안할지 연구했다”면서 “제픔의 특징과 라이선스 정책 등을 잘 이해함으로써 고객에게 저렴하면서도 유용한 소프트웨어 환경을 구성하도록 컨설팅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백 대표는 “어차피 여성과 남성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부분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차별화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해 회사의 조직력, 시스템, 인프라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분의 상당부분을 컴파렉스에 매각했지만, 백 대표는 앞으로도 바이소프트를 이끌어 나갈 예정입니다. 사업을 멈추기 위해 지분을 매각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플레이를 배우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결과 토종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였던 바이소프트는 글로벌 기업의 일원으로 변신 중입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유지하기 위해 컴파렉스코리아가 아니라 바이소프트로 계속 활동할 예정입니다.

백 대표는 “바이소프트는 한국에서 잘하는 회사 중 하나고, 컴파렉스는 유럽에서 잘 하는 회사다”라면서 “컴파렉스의 글로벌 프로세스와 한국 시장에서의 저희 경험을 잘 융합해 고객께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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