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SAP 괴롭히는 SW산업의 봉이김선달, 리미니스트리트를 파헤쳐보자

최근 IT업계의 트렌드 중 하나는 ‘봉이 김선달’식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봉이 김선달’식 비즈니스 모델이란 자신이 만들지 않은 제품을 팔거나, 남들의 거래 중간에 끼어들어 통행료를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http-%2F%2Fimg.movist.com%2F-img=%2Fx00%2F04%2F72%2F11_p1예를 들어 소스코드가 공개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들이나, 플랫폼이라는 이름으로 거래수수료를 받는 앱 마켓 등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죠.

최근에 국내에 진출을 선언한 리미니스트리트도 이런 ‘봉이 김선달’식 비즈니스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리미니스트리트는 오라클과 SAP 소프트웨어를 구매한 고객에게 다가가 그들을 유혹합니다. 자신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받으면 오라클이나 SAP의 서비스보다 50% 저렴하게 해주겠다는 것이죠. 오라클 SAP 고객이라면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동안 너무 비싼 유지보수 서비스 때문에 고민이 많았죠.

하지만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든 것은 오라클과 SAP인데 외부 업체인 리미니스트리트가 과연 제대로 유지보수 서비스를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이 회사의 CEO 세쓰 레빈(Seth Ravin) 대표와 김상열 한국 지사장을 만났습니다. 이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가능한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레빈 CEO로부터 리미니스트리트의 자랑을 좀 들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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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쓰 레빈 CEO

“오라클과 SAP는 유지보수 서비스를 통해 95%의 이윤을 남깁니다. 비싸게 받지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이윤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한국 고객들이 오라클 서비스를 받으려면 영어로 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고, 답을 들을 때까지 한참 기다려야 합니다.

리미니스트리트는 다릅니다. 저희는 고객마다 PSE라는 전담 엔지니어가 배정됩니다. 이들은 고객의 서비스 요청이 들어오면 5분 내에 응답합니다. 심각한 문제라면 시니어 엔지니어가 15분 내에 대응하도록 돼 있습니다. 한국 고객들은 한국어로 서비스를 신청하고 받을 수 있습니다.”

RS_LOGO2016_wtagline-765x333_99_20160818113308이제는 궁금증에 대한 답을 좀 들어보죠.

오라클 소프트웨어에 가장 잘 아는 것은 오라클이고, 최고의 SAP 소프트웨어 전문가는 SAP일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리미니스트리트는 유지보수를 할 수 있을까요? 몰래 소크코드라도 훔쳐온 것일까요?

“저희 회사에는 오라클과 SAP 출신의 고급 인력들이 많습니다. 이 회사들 제품의 최초 고안자도 있습니다. 고객이 소스코드를 보유한 경우도 있고, 오라클DB처럼 소스코드를 볼 수 없을 때는 내부적으로 구축한 방법론과 툴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저희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1년 동안 지금까지 저희가 풀지 못한 이슈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이런 비유도 하네요.

“자동차 만드는 회사가 자동차 정비를 가장 잘 하나요? 동네 정비소가 더 싸고 친절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오라클과 SAP가 자신들만 유지보수 서비스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완성차 회사가 정비도 자기네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저희는 고객들에게 선택권을 줍니다”

자신만만 하군요. 그럼 저작권 문제는 없을까요? 혹시 리미니스트리트로 인해 고객이 저작권 문제에 휘말리지는 않을까요?

“오라클이 저희에게 소송을 제기했는데, 그 소송이 시작될 때에 비해 현재 저희는 100배 성장했습니다. 고객들은 저희를 믿고 있고, 아무 문제가 벌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상열 지사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소스코드를 건드린다면 저작권 위반이 될 수도 있지만, 저희는 소스코드에 손을 대는 것이 아닙니다. 오라클과 SAP의 소스코드를 직접 고치는 것이 아니라 워크 어라운드 방식으로 주위의 다른 것을 수정하거나 붙여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런 의문도 듭니다. ‘버그패치나 보안패치를 받지 못하면, 나중에 시스템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레빈 CEO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오라클 SAP 소프트웨어의 버그나 보안 패치를 그들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착각입니다. 저희도 이 소프트웨어의 버그 패치와 보안 패치를 개발해 드립니다. 오히려 저희가 먼저 버그나 보안문제를 발견하고 패치를 개발합니다. 물론 오라클과 SAP가 그들의 제품을 가장 잘 서비스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유지보수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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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지사장

김상열 지사장이 한 마디 거듭니다.

“현장에 가면 오라클 패치가 10개 나와도 실제 설치하는 것은 한두 개에 불과합니다.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줄 지 몰라서 겁이 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고객 사이트에 맞게 테스트 해보고 ‘이것을 패치하세요’라고 안내합니다.”

비용이 실제로 절감될지에 대한 의문도 듭니다. 오라클의 경우 유지보수요율 22%는 정가가 아닌 할인가를 기준으로 합니다. 만약 고객이 리미니스트리트 유지보수를 선택한다면 오라클이 라이선스 할인을 안 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라이선스 요금이 올라가서 총소유비용에는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조삼모사에 대한 우려죠.

이에 대한 레빈 CEO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합니다.

“두 가지 상황을 살펴보죠. 고객이 추가 라이선스를 구매하면서 리미니스트리트로 전환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 고객은 이전에 구매한 라이선스 가격으로 신규라이선스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신규 라이선스는 할인하지 않겠다고 하면 이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입니다.

또 하나의 상황은 오라클이나 SAP 제품을 처음 도입하는 고객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만약 오라클이나 SAP가 신규 고객에게 자체 유지보수서비스를 구매 안 하면 라이선스 할인을 안해준다고 하면 어떨까요? 이는 고객에게 경쟁사 제품 쓰라는 말과 다름 아닌가요? 결과적으로 신규라이선스 할인을 무기로 삼는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질문을 퍼부어도 레빈 CEO의 답에는 막힘이 없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의 질문은 이미 수많은 고객들이 우리에게 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고객들의 의구심에 대해 답을 해왔고, 서비스를 통해 증명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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