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OS 시에라 배포, ‘맥과 iOS의 만남’

애플이 맥OS 시에라를 정식 출시했다. 버전은 10.12다. 12번째 판올림이라는 이야기다. 8번의 베타 버전이 배포되었고, 9월21일 드디어 정식 버전이 앱스토어에 등록됐다. 늘 그랬듯 시에라 역시 기존 맥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배포된다.

언뜻 보면 ‘이게 바뀐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변화는 없다. 맥OS는 UX나 디자인적인 변화보다 운영체제가 갖춰야 할 흐름, 그리고 iOS와 연동이 중심이 되어서 서서히 진화하고 있다. 그래서 쓰다보면 참 감질맛 나게 반기게 되는 부분들이 맥OS 변화의 재미이기도 하다. 업무 환경이 급격히 바뀌는 것에 대해 이용자들은 그리 반기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맥OS로 완전히 이름이 달라졌다. 10번째 맥의 시스템 OS라는 의미의 ‘OS X’은 올해부터 떼어버리기로 했다. 그래도 이 운영체제의 이름을 볼 일은 없다. 어차피 이 컴퓨터에서 뜨는 운영체제는 맥OS일테니, 거창한 부팅 로고 등은 없다. 우리끼리 부르는 이름이 달라졌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시 하기로 하고, 일단 오늘 맥OS를 업데이트했다면 챙겨봐야 하는 부분부터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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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OS와 iOS는 점점 통합된다. 이 흐름은 벌써 몇 년째 자연스럽게 이어져 오고 있다. 혹자는 두 운영체제가 하나가 되는 것 아니냐고도 내다보지만 사실 각 운영체제의 성격을 바꾸는 건 쉽지도 않을 뿐더러, 이용자들이 원하는 부분도 아니다. 다만 각 운영체제 환경 안에서 요소들이 통합되고, 기기들이 통합되는 게 지금의 흐름이다. 그 중심에는 아이클라우드가 있다.

그 동안 연락처부터 앱 기본 정보들이 서서히 아이클라우드에 보관되기 시작했다. 애플뮤직이 나오면서 음악 보관함이 합쳐졌고, iOS9부터는 무선랜 접속 정보같은 기기 설정도 일부 아이클라우드를 타고 모든 기기에 동기화됐다. 이번에도 그 흐름은 그대로 이어진다.

일단 클립보드가 동기화된다. 그러니까 아이폰에서 웹 페이지를 읽다가 어떤 부분을 복사하면 그 복사된 내용이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맥, 아이패드 등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기기를 쓰다 보면 의외로 간단한 부분을 다른 기기로 옮겨야 할 경우가 많아서 메모장 동기화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연결성으로 웹페이지 째로 다른 기기에 넘겨서 원하는 부분을 복사하곤 했다. 이제 그냥 복사하고, 원하는 기기에 붙이면 된다. 단순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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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의 문서 편집기인 아이워크도 드디어 동시 작업이 된다. 이건 맥만의 기능이라기보다, 맥이 업데이트되면서 그에 따라 함께 업데이트된 응용 프로그램들의 기능이긴 하다. 이전에도 문서를 공유하는 건 됐지만 양쪽이 동시에 편집하는 건 쉽지 않았다. 기존처럼 문서의 인터넷 주소를 보내는 것으로 문서가 공유되고, 그 안에서 편집하는 내용이 서로에게 실시간으로 보이게 됐다.

이 두 가지 요소는 클라우드를 통해서 기기간의 장벽을 없애고, 특정 기기에서만 뭘 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무너뜨리는 예다. 이제 기기는 그저 하나의 단말기일 뿐이다. 애플이 iOS와 맥 사이의 벽을 허무는 방법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iOS10의 핵심 요소들도 따라 붙는다. 메신저는 기본이다. iOS10에 적용된 아이메시지 효과들이 그대로 적용됐다. 새로운 메시지를 맥에서도 보내고 받을 수 있다. 일단 시리가 드디어 맥에 들어왔다. 왜 이제 왔나 싶지만 어쨌든 우리가 쓰던 그 시리가 그대로 맥OS에서도 말을 한다. 시리를 통해 검색한 내용을 그대로 긁어서 문서에 붙일 수도 있다. 실제로 가장 편한 건 파일을 찾는 부분이다. “지난주에 만든 문서 찾아줘”처럼 막연한 질문에도 답을 해준다. 똑같아 보이지만 iOS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다만 컴퓨터 안에 들어있는 파일을 찾더라도 맥이 인터넷에 접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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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공간 관리도 지켜볼 부분이다. 운영체제를 오래 쓰다 보면 저도 모르는 새에 불필요한 파일들이 쌓이게 마련이다. 시에라는 중복되는 파일이나 불필요한 파일들을 없애고, 클라우드와 데이터를 통합해 낭비되는 공간을 없애준다. 내 경우에는 나름 관리를 잘 해가면서 썼다고 생각했는데도, 5GB정도를 줄여주었다.

하지만 업데이트 이후 가려운 부분들도 있다. 사실 운영체제 자체에 대한 것보다도 환경에 대한 문제다. 가장 아쉬운 것은 애플워치로 맥의 잠금을 푸는 것이다. 애플워치를 차고 맥 앞에 앉으면 맥에 암호를 따로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사실상 ‘애플워치 – 아이폰 – 맥’의 연결이 하나의 보안 장치가 되는 셈이다. 애플워치는 늘 손목에 차고 있고, 아이폰을 주머니에 넣고 있다는 것 자체가 본인을 증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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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게 가려운 이유는 국내에서 안 되기 때문이다. 이 기술을 쓰려면 애플 ID의 암호를 이중 보안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지도 기반의 위치 정보를 적용해야 해서 국내에서는 이용할 수가 없다. 구글 지도를 비롯해 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당분간 이 잠금 해제 방식도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페이도 아직 아쉬운 부분이다. 시에라에는 애플페이가 맥에 적용되면서 사파리 브라우저로 쇼핑과 결제가 아주 간단하게 이뤄진다.

전체적으로 맥OS 시에라는 iOS의 경험이 맥으로 흡수되는 흐름의 완성 단계다. 이는 맥의 영역이 확장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 자체로 iOS의 역할이 확장되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다. 아이패드가 그 자체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생산성을 갖게 되는 연결고리가 바로 맥OS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두 기기의 경험은 점점 더 통합되고, 이제 완성 단계에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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