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IBM은 왜 클라우드 시장서 손을 잡았을까?

 

IBM은 세계적인 IT서비스 회사입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팔기도 하지만, IT기반 비즈니스 컨설팅, IT시스템 구축 및 운영, IT아웃소싱 등이 핵심 사업입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식회사C&C(이하 SK)도 IT서비스가 회사의 중요한 축입니다. 이 회사도 IT시스템 구축 및 운영, IT아웃소싱 등을 하고 있습니다.

즉 두 회사는 국내 IT서비스 업계 내에서 경쟁사입니다. 국내그룹사와 외국계 회사라는 특성상 첨예한 경쟁관계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IT서비스라는 영역을 두고 부딪힐 수밖에는 없는 관계입니다.

그런데 두 회사가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경쟁영역에서 손을 잡았습니다. 두 회사는 25일 성남시 판교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인 ‘클라우드 Z’ 설립을 완료하고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1클라우드Z는 SK의 데이터센터에 IBM의 클라우드 기술이 구현된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단순하게 SK가 데이터센터 상면만 빌려준 것이 아니냐고 볼 수 있는데, 이런 단순 협력은 아닙니다. 두 회사는 앞으로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공동으로 펼치면서 함께 클라우드 전환 컨설팅을 하거나 기술을 교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별로 친해 보이지 않는 두 회사가 왜 뜨겁게 손을 맞잡았을까요?

◆역전 만루홈런을 위한 후발주자의 연대

우선 두 회사 모두 클라우드 분야에서 후발주자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IBM은 소프트레이어를 인수하면서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 전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Gartner 2015 MQSK도 마찬가지입니다. SK는 아직 클라우드 서비스에 뛰어들지 못했습니다. 통신업계 경쟁사인 KT는 수년전부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뒤늦게 시장에 들어가봐야 AWS와 MS는 고사하고 KT조차도 넘기 힘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SK 이기열 디지털금융부문장 “독자 기술로 개발한 국내 클라우드의 경우 완성도가 떨어진다”면서 “IBM의 클라우드 기술력과 SK의 국내 IT서비스 시장에서의 역량을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했다”고 말했습니다.

◆대기업 시장을 타깃하다

SK와 IBM은 또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로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터넷 업체나 앱 개발, 게임 업체들이 주요 고객사입니다. AWS나 MS의 고객사 목록을 모변 이런 회사들의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이 회사들은 레거시(기존) 시스템이 별로 없기 때문에 클라우드 도입에 유리합니다. 기존 시스템이 별로 없고 새롭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니, 처음부터 쉽게 클라우드 기반으로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대기업들은 이미 엄청난 규모의 레거시 시스템을 운용중입니다. 이들은 한번에 클라우드로 이전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작은 시스템이나 중요하지 않은 시스템부터 단계적으로 클라우드로 이전해야 합니다.

SK와 IBM은 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이나 공공부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직 퍼블릭 클라우드에 마음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SK와 IBM은 이런 대규모 IT시스템을 운용하는 회사들의 속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들의 시스템을 설계하고, 공급하고, 구축하는 일을 주로 해왔기 때문입니다.

AWS는 잘 모르는(?) 대기업의 고충을 잘 파악하고, 새로운 클라우드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588227_164621_1325IBM와 SK의 공략 포인트는 하이브리드 컴퓨팅입니다. 대기업의 데이터센터 내에 있는 레거시와 클라우드Z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경쟁력을 삼겠다는 포부입니다.

SK 이기열 본부장은 “대기업 고객은 모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현을 원한다”면서 “어떤 워크로드를 내부 데이터센터에 두고, 어떤 워크로드를 클라우드로 이전해야 하는지 파악해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르블랑 IBM 클라우드 수석 부사장은 “SK 역량과 IBM 역량을 더하면 비약적으로 발전해 한국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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