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포켓몬 고 GPS 차단, 구글 지도와 관계 있나 없나

지난 14일 국토부 국토지리정보원이 눈길을 끄는 보도자료를 하나 배포했습니다. ‘포켓몬 고’가 국내에서 서비스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구글에 지도데이터 반출을 불허한 탓이 아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포켓몬 고는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입니다.

이전까지는 한국의 구글 지도 서비스가 불완전해 한국에서 포켓몬 고가 차단됐다는 것이 일반적 이론이었는데 이에 대해 정면 반박하는 보도자료입니다.

1국토부는 아울러 “포켓몬 고는 GPS 기능을 활용한 위치기반 게임으로 정밀 지도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현재 한국의 구글 지도 위에서도 포켓몬 고 서비스가 가능하며, 포켓몬 고의 차단된 이유는 제작사의 비즈니스적 판단일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연합뉴스는 이 보도자료에 대해 “한국은 서비스지역에 해당하지 않아 제작사가 게임 실행 시 GPS 신호를 꺼버리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할 수 없을 뿐이지 한국에서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이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의문이 남습니다.

일본이나 유럽 등 한국과 마찬가지로 포켓몬 고가 출시되지 않은 많은 나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나라에서는 앱스토어 미국 계정으로 다운로드 하면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미국 계정으로 앱을 다운로드 해도 포켓몬 고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연합뉴스의 해석처럼 한국에서는 GPS를 기반으로 게임 이용을 막아놓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서 당연히 의문이 생깁니다. 게임 개발사는 한국에서 왜 굳이 GPS를 차단했을까요? 일본이나 유럽은 정식 출시국이 아니더라도 GPS를 막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한국에서는 다른 나라 계정으로라도 절대 이용하지 말라는 것인데, 유독 한국에만 이런 엄격한 조치를 한 이유는 뭘까요?

게임 개발사 나이언틱은아직 이에 대해 명확히 설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 지도 때문이라는 추정은 여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나이언틱랩스의 존 행크 대표는 15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북한과의 보안 문제 때문에 구글 맵 기능에 제약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에서도 게임을 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현재 한국에서 게임을 차단한 이유가 구글 지도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현재 속초에서 즐길 수 있는 포켓몬 고는 정상적인 게임이 아닙니다. 원래 포켓몬 고는 지도 위에서 즐기는 위치기반 서비스인데, 속초에서는 지도 없이 허허벌판에서 포켓몬을 잡으러 다닙니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게임을 불완전한 상태로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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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서 하는 포켓몬 고는 지도에 기반하고 있지 않아 허허벌판에서 진행된다

국토지리정보원은 포켓몬 고를 위해서 정밀지도가 필요없기 때문에 구글 지도 반출 이슈와는 상관없다고 했는데, 포켓몬 고 게임에는 도보 내비게이션 기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는 현재 국내 구글 지도에서 제공하지 않는 기능이죠.

물론 포켓몬 고가 영원히 한국에서 막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구글의 지도 반출이 불허된다고 해도 포켓몬 고가 국내 지도 서비스의 API를 이용하면, 금방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 경우 한국 시장은 아무래도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서비스를 위해 별도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쉽게 출시할 수 있는 나라부터 하고 한국은 나중에 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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