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폴라리스OS, 윈도를 닮은 안드로이드

지난 달 19일 폴라리스OS라는 새로운 PC운영체제를 출시한다는 인프라웨어의 보도자료가 조용히 메일함에 들어왔다.

으잉? 운영체제? 이렇게 소리소문 없이 운영체제라는 제품을 개발해서 내놓다니…

인프라웨어는 회사는 참 신기하다. 아무리 B2B 사업이 중심이라지만, 이처럼 마케팅에 소극적인 회사도 드물다. 바로 한 달전에 티맥스소프트가 대대적인 운영체제(OS) 발표  행사를 통해 IT업계를 시끌시끌하게 만들었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어쨌든 인프라웨어 측에 부탁해 폴라리스OS가 설치된 PC하나를 빌려서 리뷰해 볼 기회를 얻었다.

폴라리스OS는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 OS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던 안드로이드OS에 PC용 런처를 씌우고, 몇가지 기능을 추가한 OS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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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팅을 끝낸 폴라리스OS의 첫 화면

컴퓨터 부팅을 끝내면 흔히 보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OS와 유사한 화면이 나타난다. 바탕화면이 등장하고 화면 아래에는 작업표시줄(Dock)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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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표시줄. 맨 왼쪽에 있는 아이콘이 시작 단추

작업표시줄 맨 왼쪽에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그것 ‘시작 단추’를 만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무리 버리려고 해도 끝내 버리지 못한 시작 단추를 폴라리스OS는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시작 단추를 클릭하니 각종 애플리케이션, 검색창, 설정, 사용자계정설정, 전원단추 등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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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단추를 클릭한 모습

작업표시줄 오른쪽도 윈도 OS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맨 오른 아래 구석에 바탕화면 바로가기가 박스가 있고, 그 옆에 날짜와 시간, 인터넷 연결상태 등이 보인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알림메시지가 창이 있다는 것 정도다.

Screenshot_2016-06-20-13-31-15이런 점을 볼 때 폴라리스OS 개발팀은 윈도 사용자가 불편함 없이 폴라리스OS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 것 같다. 단순히 화면 구성뿐 아니라 대체적인 UI가 윈도와 유사하다.

예를 들어 컨트롤+C, 컨트롤+Z, 컨트롤+A등의 단축키도 윈도와 똑같이 작동한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의 역할도 비슷하다. 터치 전용으로 개발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키보드와 마우스로 경험을 옮기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려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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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브라우저, 에버노트,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동시에 띄워놓은 모습

안드로이드의 한계를 극복한 기능들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멀티태스킹 또는 멀티 윈도 기능이다.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OS는 여러 작업 창을 한 화면에 띄울 수 없다. 하지만 폴라리스OS는 윈도나 맥OS처럼 여러 창을 띄워놓고 일을 할 수 있다. 윈도에서 작업 전환에서 사용하는 단축키인 컨트롤+탭도 지원한다.

컨트롤+탭을 누르면 작업전환을 할 수 있다

컨트롤+탭을 누르면 작업전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용으로 개발된 안드로이드의 한계로 인해 아직 부족한 점도 몇가지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점은 앱의 한계다. 폴라리스OS는 안드로이드OS이기 때문에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앱을 다운로드 해서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플레이스토어에 있는 앱들은 PC화면, 키보드, 마우스를 염두에 두고 만든 앱들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앱들은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불편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이 기사를 쓰기 위해 화면을 캡처할 필요가 있었다. PC 키보드의 PrtSc(프린트스크린) 버튼을 누르면 캡처가 된다. 하지만 이 기능은 화면 전체를 캡처한다. 마우스를 드래그 해서 캡처하는 간단한 방법은 결국 찾지 못했다.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한 앱들은 캡처를 하려면 볼륨버튼과 전원 버튼을 동시에 누르라는 매우 스마트폰적인 설명을 할 뿐이었다.

운영체제의 기본 기능이라고 볼 수 있는 프린트 기능도 제공하지 않았다. 프린트를 하기 위해서는 제조사가 제공하는 프린트 앱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제조사가 모바일 프린트 앱을 제공하지 않는 낡은 프린터를 보유하고 있다면, 프린트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몇몇 아직 PC에 맞게 구현되지 않은 기능도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PC에서는 웹 브라우저에서 백스페이스 키를 누르면 이전 페이지로 이동하지만, 폴라리스OS는 이런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시프트키를 누른 상태에서 복수의 파일을 한꺼번에 선택하는 기능도 윈도에서 자주 쓰는 기능인데, 폴라리스OS에는 없었다.

파일탐색기는 안드로이드의 파일매니저 앱을 가져온 듯 보이는데,  C:\\ 시작되는 디렉토리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굉장히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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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탐색기 모습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능도 있다. 블루투스 기능은 실행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다음 버전에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USB도 인식하지 못했다.

이 외에 약간씩 최적화가 덜 된 느낌도 있었다. 앱을 실행하면 일정한 크기의 창이 열리는데, 창을 열 때마다 원하는 크기대로 조절해야 하는 점을 불편했다.

또 아직 품질 면에서 완성된 느낌은 아니었다. 앱이 셧다운 되는 오류가 자주 일어났다.

277236a1-89bd-437e-866e-c5e64ff4d1e6이처럼 몇몇 부족한 점이 있지만 초기 버전이라는 점에서 볼 때 꽤 괜찮은 OS라고 평가해도 될 듯 하다. 화려한 애니메이션이 가미된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만들거나 복잡한 수식이 포함된 논문을 쓰는 것이 아니라면, 폴라리스OS로도 충분히 작업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쉬운 점을 하나 꼽으라면 꼭 폴라리스OS를 쓰고 싶게 만드는, 폴라리스OS만의 기능이나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사용자 경험은 윈도와 거의 유사하고, 기능도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다. 아직은 안드로이드를 윈도처럼 만드는데 급급한듯 보인다.

요즘은 윈도도 8인치 화면의 디바이스까지는 무료로 제공한다. 또 업그레이드 무상으로 가능하다. 윈도의 가격 장벽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을 윈도에서 등을 돌리게 만들기 위해서는 윈도를 넘어서는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할텐데, 아직 그 정도의 특별함은 눈에 띄지 않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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