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겸손은 미덕이 아니다”

65b7e320-7c5d-4abc-afcb-1260006de17b구글의 창업가 지원센터인 ‘캠퍼스 서울’은 오늘(6월 13일)부터 2주 동안 ‘구글 글로벌 전문가 위크’를 진행합니다. 이는 전 세계 구글 소속의 전문가 12명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스타트업에 직접적인 조언을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이 전문가들은 각각 마케팅, 파트너십, 영업, UX/UI 디자인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구글 직원들입니다. 이들은 2주간 서울에 머무르며 국내 스타트업을 위한 집중 지원 프로그램, 멘토링, 워크숍, 강연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이 일방향으로 강연을 펼치는 세미나나 컨퍼런스를 넘어, 신청한 스타트업에 구글의 글로벌 전문가들이 직접 가서 제품과 서비스 등을 살펴보고 창업자들에게 직접적인 조언을 주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입니다.

이날 시작과 함께 서울 대치동에 있는 ‘캠퍼스 서울’에서는 구글 전문가들과의 기자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의 스타트업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구글 전문가들은 한국의 스타트업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를 했습니다. 립 서비스인 점도 있겠지만, 국내 스타트업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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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 빔(Bridgette Beam), 구글 창업가지원팀 파트너십 및 프로그램 수석매니저

구글의 창업가지원팀 파트너십 및 프로그램 수석 매니저인 브리짓 빔(Bridgette Beam) 씨는 “유럽이나 중동은 모바일 퍼스트가 이제 개시되는 상태인데, 한국은 이미 모바일 퍼스트로 전환됐다”면서 “IoT(사물인터넷), VR(가상현실), 게임 등 모바일이 중요한 분야에서 한국 스타트업은 최첨단을 걷고 있으며, 미국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에린 멀렌(Erin Mullen) 크리에이티브 스페셜리스트는 “한국에는 동기부여가 많이 된 아이디어와 제품이 많다”며 “한국 스타트업은 제품에만 신경을 쏟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유통하고 마케팅할지 미래까지 고민하는 것이 다른 나라 스타트업과 다른 특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구글 홍콩 사무실에서 신규 사업 개발 매니저로 홍콩 및 중국의 중소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는 써니 로(Sunny Lo) 씨는 “같은 아시아라서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 기업들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 기업들이 더 야심 차고 글로벌 진출 의욕이 강해 한국이 앞서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의 약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가장 먼저 지적된 것은 글로벌 환경에 대한 고려 부족이었습니다. 한국은 4G LTE 환경이 이미 보편화 돼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가 훨씬 더 많습니다. 글로벌에서 서비스를 하려면 이런 열악한 통신네트워크 환경에 대한 계산이 미리 돼 있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브리짓 빔 수석 매니저는 “한국에서는 머신러닝이나 프로세싱을 빠르게 할 수 있고, 결제 인프라도 잘 깔려있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가 많다”면서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해외에서 하면 안 되는 경우가 많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반대(?)의 조언도 있었습니다. 국내 서비스 이용자에 우선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엘리아나 무리요(Eliana Murillo) 다문화 마케팅 총괄은 “(한국의 스타트업 대다수가) 글로벌 진출을 꿈꾸지만 제 경험으로는 로컬(현지) 시장에서 이용자들과 충분히 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면서 “글로벌도 중요하지만 로컬에서 이용자들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 창업자가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기술을 홍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빔 매니저는 “한국의 리더는 겸손한 게 미덕이라고 생각하는데, 글로벌에서는 ‘우리 기술이 최고’라고 외쳐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다”면서 “(한국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자신감을 더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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