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원 매출 온라인 쇼핑몰, 어떻게 가능했나

myProfileImage매출 1089억원, 영업이익 235억원.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업체 ‘스타일난다’가 거둔 실적이다. 웬만한 중견기업은 저리가라다. 스타일난다는 이제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해외 시장까지 진출한 글로벌  온라인 전문쇼핑몰(이하 전문몰)이다.

스타일난다 뿐만이 아니다. 믹스엑스믹스, 핫핑, 미아마스빈, 바리에디션(구 바가지머리) 등 다수의 온라인 전문몰들이 중견 기업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들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는 흔히 온라인 쇼핑몰을 생각하면 지마켓, 11번가, 쿠팡, 티몬 등 종합 쇼핑몰만을 연상한다. 하지만 전문몰을 무시하면 시장의 중요한 축을 놓치게 된다. 국내 온라인 전문몰의 거래액은 지난 해 12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숙한 시장이다. 이는 오픈마켓과 유사한 수준이며, 소셜커머스보다 훨씬 큰 시장이다.

전문몰은 인터넷 발전 초기부터 등장한 사업형태다. 국내에서는 인터파크 도서가 1997년 모습을 드러냈다. 1999년에는 예스24가 등장했다. 이들은 책과 음반을 중심으로 한 전문몰이었다. 배송할 때 망가질 염려가 없고, 품질이 균일한 도서가 전문몰 초창기 시장을 개척한 것은 자연스러웠다.

또 초기 전문몰 시장은 자본이 많거나 기술력이 있는 사람이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인터파크는 데이콤이 만들었고, 예스24도 건설회사 사장이 인터넷 붐에 편입해 창업한 회사다. 자본력과 기술력의 필요는 다양한 쇼핑몰의 등장을 막는 장벽으로 작용했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아무나 온라인 전문몰을 만들기 어려웠다.

1efb1b126f55fc6f152e460c65f2fe87하지반 이런 장벽은 2000년대 중반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온라인 쇼핑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다. 시장 참여자가 늘었고, 거래 품목도 다양해졌다.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의류’ ‘미용’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06년 발간한 보고서 <온라인 유통시장이 진화한다>에 따르면 “2004년 온라인 유통에서 전년 대비 가장 큰 매출 신장률을 보인 품목은 건강과 미용용품(58%)이며, 의류도 상당히 높은 성장률(24%)”을 보였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 낸 1등 공신은 카페24와 같은 쇼핑몰 솔루션의 등장이다. 이 솔루션들은 온라인 쇼핑몰을 쉽게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는 IT기반을 제공한다. 클릭 몇 번만 하면 거의 무료로 쇼핑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나만의 패션 스타일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도 도전장을 던질 수 있게 됐다.

일반인이 시장에 공급자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동대문을 생산기지 삼아 수많은 이들이 패션을 전문 쇼핑몰의 아이템으로 삼았다. 지금의 K-스타일, K-뷰티 신드롬을 만들어낸 시작이다.

최근의 쇼핑몰 솔루션은 단순히 IT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마케팅이나 해외진출 지원까지 온라인 전문몰의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다.

2006년에 정부가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한 것도 온라인 전문몰의 확산에 기여했다. 에스크로는 제 3자 결제를 말하는데, 소비자에게서 결제 대금을 받아뒀다가 소비자가 물건을 잘 받은 것이 확인되면 판매자에 대금을 넘기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에스크로의 이용률이 비록 높지는 않았지만, 판매자는 물건을 보내고 돈을 떼어 먹힐 염려를, 소비자는 사기당할 우려를 줄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 시기는 동시에, 디지털카메라가 급속도로 보급된 때기도 하다. 싸이월드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너도나도 디지털카메라를 구매, 사진을 찍어 온라인으로 공유했다. 커머스에도 이미지의 중요성이 함께 올라갔다. 직접 보지 않고 산 물건의 품질을 어떻게 보장받느냐 하는 문제가, 고퀄리티 이미지의 확산으로 해결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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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에서 외국 양궁선수가 바가지머리 디자인의 가슴보호대를 하고 나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스타일난다와 바가지머리(현 바리에디션)와 같은 유명 전문몰의 시작도 이 시기다. 이들은 2004~2005년 나란히 창업했고, 온라인 쇼핑몰 성공 신화를 쓰며 국외까지 진출했다. 스타일난다는 일명 ‘클럽룩’을 이미지로 보여주며 대박을 터트렸다. 스타일난다에 가면 독특한 스타일링을 구경할 수 있는 식이다. 바가지머리도 업계 처음으로 모델을 기용, 상황에 맞는 스타일 제안을 해 팬덤을 모았다.

김윤경 바리에디션 대표는 “재미있는 방법을 적용했더니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고, 그 관심이 매출로 이어졌다”며 “내 브랜드와 고객이 필요하다는 걸 느껴서 아이템을 의류로 바꿨고 전문몰 운영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온라인 쇼핑몰이 다시 한 번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는 계기가 찾아왔다. 바로 모바일이다. 통계청 기준, 올해 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3월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2조67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6% 증가했다.

모바일 쇼핑은 국경도 지워버렸다.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도 478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5% 늘었다. 효자품목은 화장품과 의류, 패션이 압도적이다.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면 온라인 전문몰들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바로 ‘스타일난다’처럼 말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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