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위성사진, 김정은은 보고 한국인은 못 본다?

한국인인 A씨는 어느 날 청와대의 모습이 우주에서는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해서 위성사진이 보고 싶어졌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인 네이버 지도를 실행해서 청와대를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아래처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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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위성지도에서 청와대 모습

네이버 위성지도에서 청와대는 찾을 수 없었다. 이는 법적 규제 때문이다. 청와대와 같은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는 시설은 위성지도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없도록 돼 있다. 네이버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음, 구글코리아의 지도 서비스에서도 마찬가지다. 구글코리아 위성지도에서는 청와대가 보이기는 하지만 매우 흐리게 처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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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위성지도의 청와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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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 위성지도에서의 청와대 모습. 흐리게 처리돼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 휴전 중인 북한과의 관계와 국가 안보를 생각하면, 이런 정도의 정보왜곡은 수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럼 이제 관점을 바꿔보자. 북한의 김정은이 남한의 청와대를 위성사진으로 보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 네이버 위성사진으로 볼까? 아마 아닐 것이다. 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얀덱스(러시아 포털)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은 애플 아이폰을 쓴다는 소문이 있으니, 애플 지도로 볼지도 모르겠다.

이들 서비스의 위성사진에서는 청와대가 어떻게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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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BING의 위성사진으로 본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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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얀덱스 위성사진으로 본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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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위성사진으로 본 청와대

위 사진들에서 볼 수 있듯 해외 위성지도 서비스에서는 청와대가 그대로 노출된다. 해외 서비스들은 한국의 법적규제를 따를 필요가 전혀 없다. 인공위성을 통해 찍히는 사진을 청와대가 막을 길도 없다. 우리가 아무리 가리고 싶어도 가릴 수가 없는 것이다.

심지어 구글도 한국 서비스는 흐리게 위성사진을 제공하지만 해외 서버는 아래와 같이 선명하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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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규제다. 이 규제 때문에 괜히 한국의 서비스 업체들만 시간과 비용을 들여 위성사진을 수정하면서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또 이런 규제 때문에 한국인들만 구글의 고품질 글로벌 위성지도 서비스를 낮은 품질로 이용해야 한다는 상황이다.

국가보안 시설을 위성사진에서 가리고 싶은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앞에서 살펴봤듯 국경이 사라진 글로벌 시대에는 국내 서비스에 아무리 규제를 가해봐야 실질적인 효과는 전혀 없다. 괜히 국내 서비스의 경쟁력만 약화시키는 자해와 다름 없다.

웃음이 나는 해프닝도 있다. 청와대와 마찬가지로 군사시설도 위성사진에 노출되면 안 되는 대상이다. 이 때문에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 서비스의 위성사진에는 군사시설들이 숲이나 논밭으로 위장돼 있다.

아래 사진을 보자. 네이버와 다음 위성사진에서 나타나는 논산 육군 훈련소의 모습이다. 논밭과 숲으로 위장돼 있다.2016-05-18 17.00.06 2016-05-18 16.59.50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정작  논산 훈련소 웹사이트에서는 구글의 해외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 자신들의 시설과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 사진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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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국내 포털 서비스들은 왜 굳이 논산 훈련소를 가리기 위해 자원을 낭비하고 있단 말인가!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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