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는 테슬라 최초 설립자가 아니다

요즘 경제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엘론 머스크죠. 그는 스티브 잡스 이후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로 손꼽힙니다. 엘론 머스크는 페이팔, 테슬라, 스페이스X 등 어마어마한 회사를 창업한 인물로,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주 엄밀하게 따지면 엘론 머스크가 테슬라를 처음 설립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는 이미 설립된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 모터스에 대규모 자본을 대며 들어와서 창업자 지위를 인정받은 경우입니다. 테슬라를 처음 설립한 사람은 엘론 머스크와의 갈등으로 회사를 나와야 했습니다.

오늘은 이런 점에서 ‘본인이 설립한 회사에서 쫒겨난 창업자들’이라는 다소 불행한(?) 혁신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 회사를 만들고 쫒겨난 ‘마틴 에버하드’

테슬라 모터스를 최초로 설립한 공동창업자는 마틴 에버하드(CEO)와 마크 타페닝(CFO)입니다. 캘리포니아 출신인 두 사람은 1997년 e북 리더기 업체 ‘누모 미디어’를 함께 창업해 큰 돈을 벌었고, 첫 성공을 발판 삼아 전기자동차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두 사람은 2003년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 모터스’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테슬라 모터스의 주인공은 마틴 에버하드나 마크 타페닝이 아니라  엘론 머스크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첫 작품 로드스터에 걸터앉은 마틴 에버하드

마틴 에버하드와 엘론 머스크는 2004년 2월 스페이스X 본사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이 테슬라 최초 창업자는 벤처 캐피탈 업계에 발이 넓은 엘론 머스크를 통해 투자자를 소개받을 요량으로 찾아갔습니다.

마틴 에버하드로부터 테슬라의 기술과 로드맵 이야기를 들은  엘론 머스크는 투자자를 소개해주는 것을 넘어 본인이 직접 투자하겠다고 나섭니다. 동시에 테슬라 회장 지위를 요구합니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꿈으로만 가득했던 마틴 에버하드는 이 요구를 받아들입니다.

페이팔의 성공과 스페이스X로 이미 유명한 ‘아이언맨’의 합류가 테슬라에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엘론 머스크는 약속 대로 본인이 직접 투자했을 뿐 아니라 대규모 투자를 이끌며 현재의 테슬라를 있게 했습니다.

하지만 “둘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와 같은 결론은 동화책 속에서만 나오는 법입니다. 회사가 커져가면서 테슬라의 설립자이자 CEO였던 마틴 에버하드는 엘론 머스크와 갈등에 빠집니다.

테슬라의 두 번째 작품 고급 스포츠세단 모델 S

둘은 전기자동차에 대한 비전이 달랐고, 기술적인 견해차이도 있었다고 합니다. 마틴 에버하드는 현실적인 기술의 한계를 인정하는 선에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고자 했고, 엘론 머스크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완벽주의를 추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제품 출시가 계속 늦어지면 투자자로부터 추궁을 당하고,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은 주로 CEO입니다. 당시 테슬라의 CEO는 마틴 에버하드였습니다.

마틴 에버하드는 회사를 처음 설립했지만, 회장이자 유일한 대주주와 맞서기에 힘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2007년 그는 CEO 자리를 내놓았고, 이사회에서 축출당했습니다. 이 과정이 아름답지는 않았습니다. 마틴 에버하드는 명예훼손, 계약위반 등을 주장하며 엘론 머스크와 소송전까지 벌입니다.

마틴 에버하드와 함께 전기자동차라는 꿈을 꾸며 테슬라를 공동 설립했던 마크  타페닝도 이듬해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넷플릭스를 설립한 몽상가, 꿈만 꾸다 스스로 회사를 떠나다

전 세계 영상 미디어 산업을 뒤흔들고 있는 넷플릭스에도 유사한 스토리가 있습니다. 현재 테슬라의 주인공이 엘론 머스크이듯, 넷플릭스의 주인공은 리드 헤이스팅스입니다. 그 역시 제2의 스티브 잡스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IT업계의 유명인사입니다.

넷플릭스의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

그러나 온라인 기반 DVD 배달이라는 아이템으로 넷플릭스를 처음 설립한 사람이 리드 헤이스팅스는 아닙니다. 넷플릭스의 최초 창업자는 마크 랜돌프입니다.

마크 랜돌프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1996년 이 회사가 퓨어아트리아라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인수됩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여기에서 시작됐습니다. 퓨어아트리아의 CEO가 바로 리드 헤이스팅스입니다. 퓨어아트리아는 추후 IBM의 일원이 되는 래쇼널소프트웨어에 5억 8500만 달러에 인수됩니다.

퓨어아트리아 매각 이후 마크 랜돌프와 리드 헤이스팅스는 온라인 DVD 배달회사인 넷플릭스를 설립합니다. 사실 리드 헤이스팅스는 초기 자본을 대기만 했지, 처음에는 사업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비즈니스 모델과 조직을 셋팅하고 실행한 것은 마크 랜돌프입니다.

넷플릭스를 처음 설립한 마크 랜돌프

리드 헤이스팅스는 당시 퓨어아트리아 매각으로 억만장자가 된 이후 사업보다는 사회운동에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넷플릭스가 설립된 이후 한참동안 직원들은 리드 헤이스팅스가 누군지 몰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회운동이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자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로 관심을 돌렸습니다. 대주주인 그는 랜돌프와 함께 공동 CEO로 회사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마크 랜돌프는 넷플릭스가 자신의 회사라고 생각했겠지만, 리드 헤이스팅스 역시 넷플릭스가 본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 설립 자금을 투자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넷플릭스에 많은 투자금을 조달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차 회사의 무게중심이 랜돌프로부터 헤이스팅스로 옮겨갔습니다.

랜돌프는 자유분방하고 직원들과의 수평적인 논쟁을 즐겨했지만, 헤이스팅스는 다소 권위주의적인 천재 스타일이었습니다. 토론이나 논쟁을 즐기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따르기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성격이 다른 두 사람이 공동 CEO를 하는 것은 당연히 문제를 불러일으켰겠지요. 이미 실리콘밸리의 스타였던 헤이스팅스가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지면서 랜돌프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습니다. 결국 그는 CEO의 자리에서 사장으로, 사장에서 제품총괄로 직급이 점차 내려왔습니다. 헤이스팅스는 공동CEO로 데뷔해,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인물이 됐습니다.

넷플릭스를 설립하고 7년이 지난 시점에 랜돌프는 회사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가 설립한 회사는 얼토당토 않은 꿈으로만 가득찬 몽상가 집단이었다면, 헤이스팅스가 실권을 잡은 이후에는 프로페셔널 사업가이 이끄는 회사가 됐습니다. 랜돌프와 함께 했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의반타의반으로 회사를 떠났고, 그 자신의 입지도 매우 약화된 상태였습니다.

이 외에도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쫒겨나듯 나오게 된 창업자들은 여럿 있습니다. 그 중 몇몇은 쫒겨났다가 다시 복귀에 성공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고 스티브 잡스 애플 CEO죠. 스티브 잡스 1985년 자신이 어렵게 영입한 존 스컬리에 의해 애플을 떠나게 됐습니다. 잡스는  당시 CEO이던 존 스컬리와  제품 가격과 회사 경영 방향 등에 대해 다툼을 벌였고, 결국 해고됐습니다.

고 스티브 잡스(왼쪽)와 존 스컬리(오른 쪽)

하지만 잡스가 떠난 애플은 다시 회복하지 못했고, 스티브 잡스가 위기에 빠진 애플의 구원병으로 1997년 복귀합니다. 이후 모두가 알다시피 애플은 최고 혁신 기업으로 거듭났고 스티브 잡스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업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야후의 창업자 제리 양

닷컴 시대를 개척한 야후의 제리 양도 자신의 회사에서 쫒겨난 적이 있습니다. 제리양은 그는 2007년 6월부터 야후 CEO를 역임했는데, 2009년 CEO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 제안을 거부했지만, 주주들은 그와 같은 결정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제리 양은 2012년 야후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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