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아이폰-카카오톡 아버지의 공통점 ‘게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바둑대결이 관심을 끌면서, 신문과 TV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있죠. 알파고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가진 ‘데미스 하사비스’가 주인공입니다.

하사비스는 1976년 그리스계 아버지와 싱가포르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부터 천재 소리를 들은 그는 체스 신동이었다고 합니다.

데미스 하사비스

하사비스는 17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사회에 나옵니다. 그리고 게임 개발사인 ‘불프로그’에 들어갑니다. 불프로그에서 하사비스는 ‘신디케이트’와 ‘테마파크’라는 게임 개발에 참여합니다.

이후 대학에 캠브리지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후 다시 게임 개발자로 돌아와 ‘블랙&화이트’를 개발했습니다.

하사비스의 첫 창업 아이템도 게임이었습니다. 비디오 게임 회사 ‘엘릭서 스튜디오’를 설립해 ‘리퍼블릭: 더 레볼루션’과 ‘이블 지니어스’라는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이후 게임업계를 떠난 하사비스는 2005년 알파고를 만든 인공지능 회사 ‘딥마인드’를 설립했고, 이후 구글이 딥마인드를 인수하면서 구글의 인공지능 담당 부사장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애플 얘기를 해보죠. 애플의 설립자는 모두가 알다시피 고(故) 스티브 잡스 CEO입니다.

스티브 잡스(오른쪽)와 스티브 워즈니악(왼쪽) 

잡스의 첫 직장은 어디였을까요? 게임기를 만들던 ‘아타리’입니다. 당시 아타리는 오락실용 게임인 ‘퐁’으로 유명한 회사였죠. 1974년 리드대학교를 중퇴한 잡스는 ‘놀면서 일한다’는 광고에 이끌려 아타리에 들어갑니다.

아타리에서 잡스는 게임 기획자로 일을 합니다. 잡스는 모난 성격 때문에 사람들이 없는 밤에 주로 일을 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잡스의 연상 친구이자, 함께 애플을 창업하게 되는 스티브 워즈니악과 인연이 깊어집니다. 당시 HP에 근무하던 워즈니악은 게임광이었는데, 퇴근 후 친구가 있는 아타리에 찾아와 게임을 즐겼다고 합니다.

인기 게임기 ‘퐁’

잡스와 워즈니악은 둘이 함께 게임기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잡스가 인기게임 ‘퐁’을 1인용 게임으로 만들라는 프로젝트를 맡게 됐을 때입니다.  특히 게임기판의 칩을 50개 미만으로 만들면, 줄어든 칩의 수만큼 보너스를 받기로 했습니다.

이에 잡스는 천재 엔지니어인 워즈니악에 공동 개발을 제안합니다. 보너스를 받으면 나누자는 조건을 걸었죠. 워즈니악은 4일만에 45개의 칩으로 게임기판을 설계해내는 괴력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기획자인 잡스와 엔지니어인 워즈니악은 함께 게임을 개발했는데, 그 게임이 바로 벽돌깨기 게임인 ‘브레이크아웃’입니다. 이 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도 즐겼다고 하죠.

브레이크아웃

워즈니악은 이 때 브레이크아웃을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용 PC인 ‘애플1’을 만들고, 애플 신화를 쓰게 됩니다. 현재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애플의 첫 발이 게임에서 시작됐다는 것이죠.

한국에서 모바일 생태계를 이끌고 있는 카카오톡의 아버지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게임인입니다.

김 의장은 삼성SDS 재직시절 PC통신 서비스인 ‘유니텔’의 기획과 개발을 총괄했습니다. 유니텔에서 가장 인기를 끈 서비스는 ‘OX 퀴즈’입니다. 이에 7만 명이 몰려들었고, 이를 경험한 김 의장은 온라인 게임을 창업 아이템으로 잡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 의장은 한양대 앞에 PC방을 차리고, 한 쪽에 사무실을 마련했습니다. 이 때 만든 회사가 나중에 ‘한게임’으로 발전합니다. 한게임은 네이버컴과 합병해 NHN이 됐습니다. 이 합병 이후 검색 업계 3~4위를 달리던 네이버는 1위로 올라서게 됩니다.

NHN 대표를 역임하고 난 후 김 의장은 퇴사 했고, 휴식기를 거쳐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설립했습니다. 초기 서비스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가 대박을 치면서 김 의장은 두번째 성공 신화를 썼죠.

카카오 성공의 핵심 열쇠도 게임이었습니다. 카카오톡은 무료 메시지였기 때문에 이렇다 할 수익모델이 없었습니다. 전국민이 사용하게 됐지만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이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를 살린 것이 모바일 게임입니다. 메신저 친구들끼리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플랫폼이 되면서 카카오의 핵심 수익모델이 등장했습니다. 이후 국내 2위의 인터넷 포털 ‘다음’까지 인수해 네이버와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처럼 게임은 언제나 IT 혁명의 중심에 있습니다. 단순히 여가 활동을 위한 서비스를 넘어 기술을 선도하고, 혁신의 발판이 되는 분야가 게임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게임을 찬밥 취급합니다. 최근 복지부가 온라인 게임 중독에 질병코드를 부여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있죠. 게임중독을 질병화 해서 처방을 하고 치료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몇 년전 논란이 됐던 4대 중독법과 유사한 접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 살펴봤든 세상을 바꾸는 기술자, 창업자들의 상당수가 게임에서 시작됐습니다. 게임을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보는 복지부의 접근은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죠.

알파고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정부가 인공지능 컨트롤 타워를 만든다고 합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없으면 미래에 뒤쳐질 수 있다는 인식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많은 게임회사들이 이미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알지는 모르겠습니다.  게임 속에는 이미 인공지능 기술이 내재돼 있습니다. 게임 캐릭터들의 움직임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것이죠.

물론 알파고 수준은 아닙니다만, 이런 기술에서 시작해서 알파고가 나오는 것입니다. 데미스 하사비스가 게임을 개발하다가 인공지능 전문가가 된 것이 우연이 아닙니다. 그는 게임 개발자였기 때문에 알파고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글. 바이라인 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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