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의 간절한 요청, 응답하시겠습니까?

지난 번에 싸이월드가 크라우드 펀딩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다시 한번 싸이월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싸이월드의 크라우드 펀딩은 기대만큼 잘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 듯 합니다. 5억 원을 모금하는 것이목표였는데, 2주가 지나는 시점에서 아직 목표금액의 7%밖에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는 싸이월드의 부활에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듯 보입니다. 반면 같은 날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시작한 다른 회사의 경우 하루이틀만에 목표금액을 채우기도 했습니다.

싸이월드는 이번 크라우드 펀딩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현재 상태가 그만큼 위태롭기 때문입니다. 이번 크라우드 펀딩마저 실패한다면, 어쩌면 세계 최초의 SNS라 자부했던 싸이월드는 역사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1999년 벤처로 시작한 싸이월드는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돼 대기업이 돼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추락했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글로벌 SNS가 국내에 들어왔고, 유료 아이템을 통한 과도한 상업화가 이용자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대한민국 1등 이동통신회사의 자회사가 모바일 때문에 망하게 된 것은 돌아보면 아이러니입니다만, 결국 2013년 SK 그룹은 싸이월드를 포기할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직원들은 싸이월드는 한국 인터넷 역사에서 상징적인 서비스이고, 그대로 문을 닫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들은 2014년 싸이월드 서비스를 가지고 나와 독립했습니다. 현재 싸이월드는 종업원 지주회사이고, 다시 벤처로 돌아갔습니다.

싸이월드 측이 내세우는 가장 큰 강점은 ‘추억’입니다. 한국인 중 20대 중후반부터 40대 초반 사이의 사람들 중 싸이월드 한 번 안 해본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이들의 추억, 특히 ‘중2병’적인 추억이 고스란히 싸이월드에 남아있습니다. 싸이월드가 사라진다는 것은 이런 추억을 돌아볼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추억팔이는 한계가 있습니다. 추억은 가끔씩 열어볼 때 아름답지만, 자주 열어보면 오히려 감흥이 떨어집니다. 매일매일 어렸을 때의 앨범을 들춰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싸이월드에는 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가치 있는 정보가 담겨있지만, 사업적으로는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싸이월드에 하루에 방문하는 사람은 15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3200만 명의 회원 중 0.5%만이 방문하는 것입니다. 한 때 도토리 매출만 1000억원에 달했었는데, 지난 해 매출(11월까지)은 32억원에 불과합니다. 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상태로는 2016년에 매출이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과연 싸이월드는 반등할 수 있을까요?

싸이월드 측은 ‘자기공간’ ‘더 사실적인 네트워킹’ ‘내 일상의 통합(Integration)’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뉴스피드 형식이 아닌 내 공간의 개념, 1촌을 그룹화 해 공유하는 정보를 계층화하고,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는 라이프로그(life-log)가 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싸이월드 측은 생각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일 방문자 35만 명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런 접근 방법이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지만, 싸이월드를 다시 살려놓을 수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가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기업이 서비스를 유지하는데는 많은 비용이 듭니다. 지속적인 수익을 만들거나 투자를 받지 못하면 서비스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존폐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는 싸이월드를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크라우드 펀딩은 싸이월드에겐 너무도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싸이월드의 생존을 바라는 분이라면 소액이라도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는 게 어떨까요? 저도 이 포스트 작성을 위해 오래전에 발길을 끊었던 싸이월드에 오랜만에 방문해 봤습니다. 부끄럽고 낯뜨겁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의 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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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plies

  1. 아니요. 도태되는건 사라지고 새로운흐름이 자리잡는게 맞습니다. 안되는걸 억지로 산소호흡기 달아주는건 반대입니다. 시대에 뒤떨어지며 가능성 없습니다.

    • 무엇이도태된다는건지….
      내세우는가치하나는 인정될만한건데….너무범람하는 무분별한소셜에서 폐쇄적인 개인만의홈피공간도 필요하다고 보는데요..있어서불편할건없고 없어지면아쉬워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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