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네이버는 정말 잘 나가고 있는 것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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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2015년 4분기 실적

네이버가 매출 3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인터넷 기업 사상 처음이다. 네이버는 지난 28일 실적발표에서 3조 251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7622억 원이었다.

네이버는 지난 13년 7월 한게임과 결별해 홀로섰다. 한게임과 한 지붕에 있었던 시절인 2012년 NHN의 매출은 2조3893억 원이었는데, 이중 6084억 원이 한게임에서 온 것이었다. 한게임 매출을 제외하고 계산해보면 네이버는 2013년  3년만에 약 200% 성장한 셈이 된다.

쉽게 예상할 수 있겠지만, 네이버의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라인이 있다. 네이버 자회사로 있는 라인주식회사의 2014년 연결 매출은 1조2000억 원 정도다. 라인이 없었다면 네이버의 현재는 매우 암울했을 것이 분명하다.

스크린샷 2016-01-31 10.22.47라인은 일본, 대만, 태국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치지하고 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꽤 잘나간다. 라인 덕분에 네이버는 해외에서 30% 이상의 매출을 얻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가 라인의 성과에 취해 있기에는 불안 요소가 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라인 이용자수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지난 1년 동안 라인의 월간이용자수(MAU)가 정체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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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만, 태국 등 주요 국가에서의 인기는 여전히 높지만, 이 시장들은 이미 포화돼서 더 이상 사용자를 늘리기 쉽지 않다. 이외 국가로의 확산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유럽이나 미주는 왓츠앱, 다른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는 위챗을 넘기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 라인 덕분에 네이버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왔는데, 라인의 성장이 정체된다면 네이버도 현재의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심지어 라인은 지난 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라인이 사용자를 늘릴 수 있는 시장은 인도네시아 정도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특이하게 블랙배리메신저가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라인과 구글 행아웃이 2,3위를 다투고 있다. 라인이 스티커 등의 부가기능을 잘 활용하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크린샷 2016-01-31 11.41.48네이버의 또다른 문제점 하나는 캠프모바일이다. 네이버는 28일 캠프모바일에 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한다고 발표했다. 자기자본의 2.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캠프모바일은 모바일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버에서 독립한 일종의 전위부대로, 밴드, 도돌런처, 후스콜, 라인데코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시원치 않다는 점이다. 밴드가 일정 수준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수익화에는 실패했다.

네이버 황인준 CFO는 지난 2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캠프모바일의 경우 밴드 서비스가 활성화 됨에 따라 어느 정도 비용이 발생하는데, 그에 반해 매출은 미미한 상태”라고 말했다.

물론 네이버의 미래에 불안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의 콘텐츠 사업이 활성화 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라인이 성공을 거둔 태국, 대만, 일본 등에서 라인 브랜드를 앞세운 콘텐츠 비즈니스가 통하고 있다.

2ef7f5ae-a66f-460c-adf9-0df2332e4bbb.jpeg라인 이용자 수 3300만 명을 보유한 태국에서는 라인TV, 라인뮤직, 라인웹툰 등 콘텐츠 서비스가 잇따라 성공했다. 라인TV는 현재 72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태국의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서 유튜브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태국 최대 콘텐츠 업체인 ‘GMM Grammy’와의 제휴를 통해 라인TV에서 독점 공개하는 드라마 ‘미운 오리 새끼(Ugly Duckling)’는 재생 수1억 7800만 건을 돌파했다.

지난 5월 말 첫 선보인 라인뮤직 역시 다운로드 수 500만 건을 넘어서며 아직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자리잡지 못한 태국 시장에서 새로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에서는 라인뮤직, 라인망가(만화), 라인 라이브(동영상), 라인뉴스 등의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모두 그 분야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일본에서 지난 6월 출시된 라인뮤직은 860만 명이 다운로드 했고, 9월 기준 월간이용자(MAU)가 400만 명에 달한다.

라인망가는 일본 내 최대 전자책 서비스로, 제휴 레이블 100개 이상, 타이틀 10만 개 이상을 자랑한다. 누적 다운로드도 1100만 명을 넘어섰고, MAU는 450만 명을 기록 중이다.

라인 뉴스 앱의 MAU도 1000만 명이 넘는다. 일본 온라인 사업의 최강자인 야후재팬 뉴스의 2300만 명에는 못 미치지만, 모바일만 봤을 때는 야후재팬 뉴스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동영상 플랫폼 라인 라`이브는 시작 1개월만에 순 시청자 수 1100만명을 돌파하며 일본의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등극했다.

대만에서도 라인TV를 통해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 진출하고,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라인망가로 도전장을 던졌다.

회사 측은 “라인의 고향인 일본뿐 아니라, 태국과 대만 등 신규 모바일 강국에서 두각을 보임으로써, 매출 분야에서 전 세계 어느 모바일 기업보다 탄탄한 기반을 갖추었다”고 말했다.

현재 분위기로 볼 때 라인이 새로운 국가로 진출하는 것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특히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인수한 이후 일부 아시아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빠르게 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가 시장을 장악하는 분위기다. 페이스북은 최근 왓츠앱은 9억명, 페이스북 메신저는 8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가 라인 자체를 확산 시키기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한국에서 네이버 성공경험을 라인이 지배하고 있는 시장에 잘 적용하면 콘텐츠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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