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웨어, 삼성 의존증에 울고 웃은 10년

 

아래 그래프를 보자. 지난 10년 동안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인프라웨어의 주가가 움직인 모습이다.

스크린샷 2016-01-25 06.31.59.png국내 소프트웨어 중에 인프라웨어처럼 부침(浮沈)이 심한 회사가 또 있을까? IT 트렌드와 환경이 변할 때마다 이 회사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 최고의 기대주가 됐다가 또 어느 순간 바닥으로 고꾸라지기를 반복하곤 한다.

주가 그래프를 보면 현재 인프라웨어는 최악의 상황이다. 지난 2년 동안의 실적이 워낙 저조했기 때문이다. 2013년 창사 이래의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함박웃음을 짓자마자 곧바로 급전직하 하는 중이다.

2013년 530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2014년 400억원에 그쳤고, 2015년은 그보다 훨씬 더 떨어질 전망이다. 아직 지난 해4분기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는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85억원에 불과하다. 추세를 보면 지난 해에는 영업이익도 마이너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인프라웨어는 지난 2013년 삼성전자를 비롯한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 모바일 오피스 앱 폴라리스를 사전탑재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돌아보면 이 때는 삼성전자가 잘 나가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후 삼성전자 스마트폰 실적 부진이 인프라웨어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제조사가 성장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었고, 이는 인프라웨어의 모바일 오피스 매출로 연결됐다.

또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모바일 오피스 사전탑재에 대한 독점적 지위도 무너졌다. 삼성 갤럭시S6에는 인프라웨어의 폴라리스 오피스 대신 한글과컴퓨터의 한컴오피스 2014뷰어가 탑재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오피스를 모바일에 무료로 공급하기 시작한 것도 큰 위협이다. 인프라웨어의 최대 장점은 MS 오피스와의 호환성에 있었는데, MS가 직접 모바일 오피스를 무료로 공급하면 굳이 인프라웨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인프라웨어로서는 총체적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인프라웨어의 위기는 삼성전자 등 대형 고객사 한두 업체에 의존하는 비즈니스 전략이 가져온 한계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에 사전탑재 하면서 최고의 모바일 오피스 회사로 발돋움 했지만, 삼성전자 때문에 최악의 수렁에 빠진 셈이다.

이 회사의 삼성전자 의존증은 오래된 문제다. 인프라웨어의 위기는 과거에도 한 번 연출된 적이 있었다. 1997년 설립된 인프라웨어는 2000년 들어 모바일 WAP 브라우저로 승승장구했었다. 당시에도 삼성전자 등 소수의 휴대폰 제조사에 소프트웨어 공급을 의존한 사업모델이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이후 WAP 브라우저는 수명을 다했다. 이로 인해 인프라웨어는 회사 존립이 의문시 될 정도의 위기에 빠졌었다. 하지만 보라테크를 인수해 둔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보라테크는 삼성전자의 훈민정음 팀이 독립해 설립한 오피스 소프트웨어 회사였다.

인프라웨어는 보라테크 기술로 폴라리스 오피스를 개발해 삼성전자에 납품해 재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로 인해 울고 웃은 10년이다.

인프라웨어는 이제 새로운 길에 나섰다.  오피스 시장에서 한글과컴퓨터, 마이크로소프트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은 B2B 와 B2C가 결합된 독특한 시장이다. 사용자는 개인이나 사무직 노동자지만, 구매는 기업차원에서 이뤄진다. B2C 스타일의 마케팅과 B2B적인 영업전략이 필요하다.

인프라웨어는 지난 10년 동안 마케팅이나 영업 전략을 크게 중요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에만 잘 보이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인프라웨어로서는 지난 10년 동안 쌓지 못했던 새로운 역량이 필요하게 됐다.

이런 점에서 최근 석탄공사에 폴라리스 오피스 2015를 공급했다는 발표는 눈길을 끈다. 석탄공사는 지금까지 스프레드시트(MS 엑셀)과 워드프로세서(한컴 한글)을 각각 구매했지만, 폴라리스 오피스 하나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석탄공사를 기점으로 공공기관에서 한컴과 MS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 회사 곽민철 대표는 “2016년운 인프라웨어 그룹 턴어라운드 원년”이라며 “2016년은 시장에서 장기 투자의 결실을 말하는, 이제껏 가장 흥분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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