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플래닛, 로엔 1조8700억원 소식에 울까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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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플래닛이 매각한 이후 로엔의 주가 흐름

카카오가 11일 음악 포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를 인수했다는 소식으로 IT업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인수금액이 무려 1조8700억 원이기 때문이다. 인터넷(모바일) 콘텐츠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그런데 이번 카카오의 로엔 인수 소식에 눈길을 끄는 회사가 있다. 바로 로엔의 전 주인인 SK플래닛이다.

SK플래닛은 지난 2013년 로엔을 사모펀드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리미티드(이하 스타인베스트)에 매각했지만 지분 15%는 남겨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거래에서 남은 로엔의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카카오는 로엔 지분 중 스타인베스트의 61.4%, SK플래닛의 15%를 매입해 76.4% 지분을 가지게 됐다.

SK플래닛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약 3000억 원 정도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에서 SK플래닛은 나쁘지 않은 장사를 했다.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경영권 소유 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로엔을 팔면서 15%를 남겨둔 효과가 제대로 발휘된 것이다. SK플래닛은 당시 로엔을 매각하면서 스타인베스트와 동반매도청구권를 설정해 뒀는데, 이에 따라 이번에 매각에 동참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3년 로엔을 매각할 당시 가격을 생각하면 마냥 기뻐하기도 어렵다. 당시 SK플래닛은 2659억 원에 회사를 매각했다. 당시 로엔의 주가는 1만5000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최근 로엔의 주가는 8만 원 안팎이다.

SK플래닛의 손을 떠나자마자 4배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록하는 것을 보면서 SK플래닛과 SK텔레콤은 어떤 기분이 들까?

이에 대해 SK플래닛 측은 “당시 로엔을 매각한 것은 (사업 전망이 어두워서거 아니라) 공정거래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었다”면서 “로엔이 독립한 후 음반사들도 인수하고 사업을 잘 확장해 기업 가치가 높아진 것이어서 특별하게 아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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