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토리 7년 후]느리지만 한걸음씩 또박또박 걸어온 ‘온오프믹스’

지난 2008년 연말 ‘벤처스토리’라는 이름으로 스타트업 대표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20명의 스타트업 CEO가 이 인터뷰에 응했다. 돌아보면 다소 빠른 기획이었다. 최근 일고 있는 스타트업 붐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한 것인데, 당시는 아직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되기 이전이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지만, 그 때도 청년 기업가들은 꿈을 꿨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문득 궁금해졌다.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인터뷰이 리스트를 보니 백만장자가 된 창업자도 있고, 겨우겨우 회사를 유지해나가는 창업자도 있다. 회사 문을 닫고 직장인이 된 이도 있으며, 심지어 정부지원금 불법유용 혐의로 검찰의 수사대상이 된 사람까지 존재했다. 그래서 그들을 다시 만나보기로 했다. 지난 7년 그들은 어떤 우여곡절을 겪었고, 얼마나 성장했을까. [기자주]

경영학 교과서는 기업의 목표를 ‘이윤 극대화’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스타트업에게는 이윤창출은 첫 번째 목표가 아니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의 10년 생존율은 8.2%에 불과하다. 이윤을 따지기 보다 생존 자체가 너무 험난한 길이다.

onoffmix.jpg이번에  소개할 ‘벤처스토리 7년 후’의 주인공 온오프믹스는 7년 동안 살아남았다. 조금만 더 버티면 8.2%라는 낮은 확률에 동참할 수 있다.

온오프믹스는 모임이나 이벤트 정보 플랫폼이다. 컨퍼런스나 강연회 같은 각종 이벤트를 온라인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다. 이벤트 주최 측은 별도의 행사 웹사이트를 만들 필요 없이 온오프믹스의 등록 시스템이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행사를 치를 수 있다. 온오프믹스는 여기서 이뤄지는 결제 수수료, 행사 광고 등을 수익모델로 삼고 있다.

온오프믹스는 이 모델로 지난 7년을 버텨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 동안 당시에 없던 스마트폰이 등장했고 IT생태계가 모바일 중심으로 급변했다. 변화의 거센 바람을 맞으며 버텨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무조건 버티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온오프믹스는 7년 동안 이벤트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꾸준히 전진해 왔다. 7년전 벤처스토리 인터뷰 할 때 온오프믹스에서 개설되는 이벤트는 월 40~50개였는데, 현재는 한 달에 약 2000개의 이벤트가 온오프믹스를 통해 열린다. 대충 40배의 성장을 이뤘다는 계산이 나온다.

12468071_10156382849190293_1722047321_n이 회사 양준철 대표는 “온오프믹스는 좀 운이 없는 회사”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열풍이 불기 직전에 창업을 한 것이 오히려 운 나쁘게 작용했다.

양 대표는 “청년창업 지원이 쏟아질 시기가 됐을 때는 이미 창업한 지 3년이 넘어가는 시점이어서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다보니 오롯이 혼자 힘으로 풍파를 헤쳐와야 했다. 요즘에는 스타트업 투자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리지만, 이렇다 할 투자도 받지 못했다. 프라이머, 은행권창업재단 등으로부터 약간의 투자를 받긴는 했지만 금액이 크지 않았다.

대신 온오프믹스는 크라우드 펀딩의 문을 두르렸다. 2013년 지분형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는데 신청금액인 2억원을 훌쩍 뛰어 넘어 6억8000만원이 모였다. 목표액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이는 현금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온오프믹스의 실행속도를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양 대표는 “스타트업 중에서 저희처럼 확고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해서 5년 이상 생존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는 않다”면서 “온오프믹스는 지금까지도 행보도 의미가 있고, 앞으로 시장이 더 성숙해 지면 수익도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현재 업계 뉴스에는 투자 소식만 있고 폐업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착실히 실현하면서, 자신의 전략대로 성장하는 기업들이 조명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온오프믹스뿐 아니라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목소리를 좀 내는 편이다. 창업진흥원 등과 전국을 다니면서 창업 붐을 일으키기 위한 이벤트 ‘청년 창업 한마당 투어’를 진행했다. 이 때문에 대학생 창업자 등에게는 멘토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브런치)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실무 조언 등을 전하는데, 이 콘텐츠가 후배 창업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다.

양 대표는 “저희의 경험을 공유하면 후배 창업자들의 시행착오가 줄어들 것”이라고말했다.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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