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석의 입장] 스타트업 선배들이여, 국회로 쳐들어가라!

 

3blMsfpDX.png일 오후 전해진 뉴스 하나가 IT스타트업 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중고차 모바일 경매 스타트업 ‘헤이딜러’가 새로 생긴 규제 때문에 폐업한다는 소식이다.

헤이딜러는 설립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300억원을 돌파하며 O2O(Online to Offline) 분야의 신성으로 떠오는 업체인데, 지난 11월 국회를 통과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 때문에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법은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 을)이 대표 발의한 법으로, 온라인 자동차 경매 업체도 오프라인 경매장을 보유하도록 의무화한 것이 핵심이다. 김 의원 측은 법안을 발의하며 “자동차경매장을 개설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자동차를 경매하는 사례가 있어 기존 경매장 개설자와 형평에 맞지 않고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 권리구제에 어려움이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헤이딜러는 대규모 자동차 경매장을 설립할 자본이 없기 때문에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IT 스타트업 관련업계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 많이 이들이 기사를 공유하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이들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법은 개정된 대로 시행될 것이며 헤이딜러에게 새로운 선택권이 생길 가능성도 낮다.

이 법은 2015년 11월 9일 발의돼 12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됐다. 이날 본회의에 참석한 국회의원 191명 중 19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이 법안에 반대의견을 낸 국회의원은 없었다.

국토교통위 전문위원은 이 개정안에 “소비자의 피해를 방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입법조치로 보인다”고 검토의견을 냈다.

즉 법 개정안이 논의되는 시점에서는 헤이딜러의 이해를 대변해줄 사람이 국회 안에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국회는 각종 이해관계가 맞물린 세력들이 서로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엄청난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다. 정치의 본질은 서로 대립하는 이 이해들을 조율하는 것이다.

김성태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 을에는 오프라인 자동차 경매장이 많다고 한다. 이 때문에 IT업계에서는 김 의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진짜 문제는 헤이딜러를 비롯한 IT스타트업 이해 대변자가 국회에 없었다는 점이다.

이해를 대변할 사람이 없으면 이해 조율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법조계, 의료계, 재계 등의 목소리가 크고 힘을 얻는 것은 그들의 이해를 대변할 사람들이 국회 안에 많기 때문이다.

O2O 등이 대세가 되면서 IT는 기존 전통산업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IT업계와 전통산업의 이해관계는 더욱 상충될 가능성이 높다. 이해의 대변자가 부족하면 제2의 헤이딜러는 언제든 또 나올 수 있다.

스타트업 업계에는 많은 멘토들이 있다. 이들은 후배 창업자들에게 자신의 창업 경험을 토대로 조언과 실질적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멘토라도 법과 규제를 넘어설 수는 없다.

헤이딜러에게는 자신의 이익을 국회에서 대변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멘토를 넘어 대변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는 4월 총선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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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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