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왜 이제 와서 내비게이션을 출시했나

카카오가 김기사 내비게이션을 626억 원에 인수한 이유는 O2O(Online to Offline) 전략과 맞물려 있다. 카카오택시나 카카오대리운전 사업을 위해 내비게이션이 필요했던 것이다.

SK텔레콤이 T맵을 개발한 것은 데이터 때문이다. SK텔레콤에는 사용자들의 실시간 위치정보가 있고 이를 활용하면 실시간 교통정보를 알 수 있다. 데이터를 활용할 방안을 찾다가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개발을 한 것이다. SK텔레콤은 T맵을 가입자들을 위한 부가 서비스로 생각한 듯 하다. (물론 현재 SK플래닛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 2일 네이버도 내비게이션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기존의 지도 앱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탑재했다. 네이버 지도 앱은 월 이용자수 1천만 명이 넘는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지도 서비스이다. 여기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더함에 따라 순식간에 관련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왜 내비게이션 시장에 진출하는 것일까. 다음카카오처럼 택시나 대리운전과 같은 교통 O2O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SK플래닛과도 입장이 다르다. 그저 네이버 지도 앱의 부가 기능일까?

네이버의 한 관계자로부터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내비게이션 출시에 대해 “현재 네이버의 경험이 단절되는 유일한 곳이 자동차”라고 말했다. 그렇다. 운전할 때는 네이버를 쓰지 않는다. 자동차 안에서 네이버는 쓸모 없는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 단절을 잇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내비는 자동차와 네이버를 잇기 위한 다리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네이버가 노리는 것은 내비게이션 시장 자체가 아니다. 스마트 카, 커넥티드 카 시장이 목표다.네이버 내비 출시는 스마트 카 플랫폼 전쟁에 뛰어들기 위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스마트 카는 스마트폰 이후 IT 업체들의 새로운 전쟁터로 꼽힌다. 구글, 애플 등은 이미 스마트 카 플랫폼 장악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네이버는 구글이나 애플처럼 OS 플랫폼이 없다. 네이버가 향후 내비게이션을 어떻게 플랫폼화 할 것인지 주목된다.

네이버 측은 2일 내비게이션 출시 보도자료에 “추후 내비게이션에 음성검색, 주변검색 뿐 아니라, 차량 단말기와의 미러링을 지원하며 다가오는 커넥티드카 시대에서도 네이버 지도 앱으로 편리한 운전 경험을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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