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이밴드가 한달에 45만원밖에 못 번 이유

i지난 8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터K에 중식이밴드가 처음 등장했다. 이날 중식이밴드가 선보인 ‘아기가 낳고 싶다니’라는 노래는 충격적이었다. 홍대 인디밴드 특유의 B급 정서를 앞세워 소위 ‘N포세대’를 대변하는 노래였다. 또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메시지를 숨기지 않았지만 아줌마파마와 몸빼바지, 해변가 셔츠는 웃음을 자아냈다. 중식이밴드의 리더 ‘중식이’는 여기에 요상한(?) 춤까지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슈퍼스타K가 예전만한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중식이밴드의 등장은 화제가 됐다.  방송 전후로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고, SNS를 통해 큰 화제를 모았다. 중식이밴드는 소위 대박을 쳤으며 큰 돈도 벌 듯 보였다. 과연 중식이밴드는 부자가 됐을까?

중식이밴드의 중식이(본명 정중식)은 1일 자신의 블로그에 ‘8월달에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8월은 슈퍼스타K가 처음 방영됐을 때다.

중식이 블로그에 따르면, 그 달에 중식이밴드가 음원으로 번 돈은 45만5000원이다. 잠깐이나마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던 밴드의 수입이라고 보기에는 민망할 정도다. 중식이밴드의 음악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25만2369번 재생됐다고 한다. 한 번 재생될 때마다 중식이밴드가 번 돈은 채 2원이 안 되는 것이다.

중식이밴드의 수입은 왜 이렇게 적은 것일까?

중식이밴드의 수입이 미미한 것은 생태계 안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음원 가격이 너무 싸다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국내에서 음원 가격은 시장에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문화부의 ‘음원 사용료 징규규정’이라는 것에 의해 정해져 있다.

누군가 월정액 스트리밍 상품으로 음악을 한 곡 들으면 6원의 매출이 발생하는데, 멜론 같은 음원 서비스 사업자는 이중 10%를 전송사용료로 저작권자에게 준다. 즉 저작권자는 한 곡당0.6원을 버는 것이다. 작곡이나 작사, 편곡 등 저작권이 없는 가수나 연주자(실연자)의 경우 한 곡당 0.29원을 번다.

다운로드 등 다른 상품은 빼고 월정액 스트리밍으로만 단순하게 계산해보자. 가수가 순수하게 음원판매해서 일반 직장인 초봉 수준 3000 만원의 연봉을 받으려면 1억 번 이상 자신의 노래가 음원 사이트에서 재생돼야 한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해외에서 28억 원의 음원 수익을 거뒀지만, 국내에서는 불과 6500만원밖에 벌지 못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팬덤이 확실한 아이돌 스타를 제외하고는 음원으로 먹고살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중식이 블로그에서는 음원에 대해 ‘명함’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음악 자체를 파는 것이 아니라 음악인이라는 명찰을 달기 위해 음원을 낸다는 의미다. 음악인들이 음악으로 비즈니스 불가능한 현실을 표현한다.

최근 음악인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제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록그룹 시나위의 리더 신대철 씨가 주도하는 바른음원협동조합이 대표적이다.

바른음원협동조합은 기존 음원 사이트 대신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그 안에서 유통되는 수익의 70~80%를 음악 생산자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은 없애고 음원 한 곡당 비용을 지불하는 종량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아래는 중식이의 꿈이다. 별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 시장 환경에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다.

“음원으로 번 수익으로 악기를 사고 음원으로 번 돈으로 녹음실에서 녹음을 하고 음원으로 번 돈으로 뮤직비디오를 찍고 스튜디오에서 화보를 찍고 디자이너에게 돈을 주고 앨범자켓을 만들고 그 앨범으로 또 다시 돈을 벌어오면 그 돈으로 공연장 대관을 하고 그 공연장은 깨진 심벌을 고치고 낡은 앰프를 바꾸고 카메라 맨들은 돌잔치 결혼식 사진은 이제 그만 찍을테고 야한웹툰을 그리던 그림쟁이들은 다시 그림을 그릴테지? 교회전용이였던 낙원상가도 뮤지션들에게 다시 눈을 돌릴것이고.. 프로듀서들은 하기싫던 뽕짝앨범을 그만 만들테고 연주자들은 하기싫은 세션을 안해도 되겠지? 녹음비용으로 제값을 치를테고.. 녹음에 들어간 연주자 비용들은 밥값으로 때우지 않겠지”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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