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 1000회로 보는 네이버 웹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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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1000회를 축하하는 네이버 사옥의 외관(출처:조석 작가 페이스북)

네이버 웹툰의 인기작  마음 소리’(작가 조석)가 지난 18일 연재 1000회를 돌파했다.  마음 소리는 조석 작가가 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2006 7월 네이버 웹툰 도전만화코너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한 작품이다. 이후 약 10년 동안 누적 조회수 50억 건, 한 회당 평균 조회수 5백만 건을 기록한 인기작이 됐다. 누적 댓글수도 1천만 건에 달한다.

조석 작가의 성공신화는 네이버 웹툰이라는 플랫폼이 있기에 가능했다. 네이버 이전에도 온라인 만화 서비스는 있었지만, 현재 웹툰이라 불리는 형태의 서비스를 안착시킨 것은 네이버다. 

마음의 소리 1000회를 기념하며 네이버 웹툰의 역사를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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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 대표

우선 네이버 웹툰의 역사를 돌아보기 전에 김준구라는 인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현재 네이버 웹툰&웹소설 대표다.

김 대표는 네이버 웹툰의 아버지라 불린다. 사원 프로그래머이던 2004년 만화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웹툰 업무를 맡아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시킨 주인공이다.  요일제 시스템, 신인발굴 시스템인 ‘베스트 도전’, 수익 모델 등을 그가 만들었다. 지난 해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차세대 혁신가 12인에 뽑히기도 했다.

김 대표는 웹툰 작가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만화계에서는 김 대표를 IT인이 아닌 만화인으로 대접한다. 웹툰 작품에도 종종 등장한다. 조석 작가도 마음의 소리에 김 대표를 종종 등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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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에 등장하는 김준구 대표 캐릭터

자 다시 네이버 역사로 돌아가자. 네이버 웹툰이 처음 세상에 나온 것은  2004년 6월이다.  이 때는 아직 완성된 서비스라기 보다는 프로토타입 수준이었다.

본격적으로 웹툰 서비스를 펼친 건 2005년이다. 2005년 12월 8일 바나나걸, 12일 골방환상곡 등이 연재되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지금과 같은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2005년 하루 방문 독자수는 약 1만 명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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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네이버 웹툰 연재작

2006년 1월 도전만화가 출시됐다. 도전 만화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다. 웹툰 이전의 만화가들은 도제식 시스템에 따랐다. 유명 만화가의 작업실에 문화생으로 들어가 잡일을 하다가 데뷔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네이버 웹툰의 도전 만화로 인해 만화계에서 도제식 시스템은 많이 사라졌다. 여전히 유명 작가 작업실에서 훈련받는 경우는 있지만, 선생님 소개로 데뷔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 만화에 작품을 올리고 독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야 데뷔할 수 있다.

도전 만화로 인해 웹툰 서비스는 단순히 만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탈피해, 콘텐츠 생산 유통 플랫폼으로 한 단계 발전했다.

2006년 1월 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가 연재를 시작했다. 이 작품은 2011년 1월에 완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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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1화에 나오는 조석 캐릭터. 지금과 많이 다르다.

2006년 7월, 드디어  마음의 소리가 도전만화에 나타났다. 김준구 대표는 두 달만에 마음의 소리를 정식 연재로 승격시켰다. 2006년 9월부터 마음의 소리의 정식연재가 시작됐다.

2008년 11월 베스트도전이 출시 됐다. 도전 만화는 아마추어 작가 누구나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인 반면, 베스트도전은  도전 만화 작품 중 일부를 선별해서 보여주는 공간이다. 일종의 승격 시스템인 것이다. 

2010년 1월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 연재의 연재가 시작됐다. 이 작품은 2012년 8월 완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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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스 전자 사원들

2011년 6월 네이버 웹툰이 만든 또 하나의 대작 가우스전자가 처음 연재를 시작했다.  가우스전자는 현재도 연재 중이다.

이후 2011년 7월 목욕의 신(완결 2012.02), 2012년 5월 키드갱 (2014. 01) 등 인기작이 잇달아 등장했다.

2013년 3월 PPS(Page Profit Share)프로그램이 공개됐다. 광고와 콘텐츠 판매를 결합한 수익모델이다. 웹툰 원고 하단에 웹툰 캐릭터를 활용한 배너 광고나 텍스트 광고를 개제하고, 광고 수익을 작가와 네이버가 나누는 구조다.

1367290893_thumb네이버 측이 PPS 매출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서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지만, PPS 프로그램 덕분에 작가들의 형편이 훨신 나아졌다고 한다.

2014년 7월, 라인 웹툰 출시됐다. 라인 웹툰은 네이버 웹툰의 글로벌 브랜드다. 국내 작가들이 라인 웹툰을 통해 해외 독자들을 만날 수 있다.

12월 2일 기준으로 연재 중인 작품 수는 영어 91개, 중국어 57개, 대만어 91개, 태국어 48개, 인도네시아어 29개다. 현지 작가들이 연재 중인 작품 수도 영어 49개, 중국/대만어 38개, 태국어 18개, 인도네시아 3개다.

2015년 5월 네이버는 웹툰 효과 에디터 개발해 작가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작가들이 보다 쉽게 웹툰을 인터랙티브하게 만들도록 돕는 도구로, 네이버 정식 연재 작가에게만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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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효과 에디터로 이미지의 물고기를 흔들리게 만들 수 있다.

작가는 웹툰 효과 에디터를 통해 작품 속 장면을 움직이게 하거나 음향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에디터 창 안에서 이미지 파일을 선택한 후 이동, 확대, 축소, 회전, 흔들기 등 원하는 효과 버튼을 클릭하면 해당 효과가 적용된다. 네이버 웹툰 앱 사용자에게는 진동 효과도 줄 수 있다.

웹툰 효과 에디터를 처음 적용한 작품은 고고고(2015.05~11)다.

2015년 6월 가우스전자가 1000회를 맞았다. 이 때 네이버 웹툰의 하루 방문 독자수는 750만 명이다. 2005년 1만 명이 보더 서비스에서 10년 만에 750배 성장했다.

웹툰의 인기가 높아지자 책 만화로 이름을 높였던 기성 작가들도 웹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4년 6월 한승원 작가가 잡지 만화 시절 연재하다가 중단했던 작품 ‘프린세스’를 네이버 웹툰에 다시 연재하기 시작했고, 이현세 작가도 2015년 7월 천국의 신화를 네이버 웹툰에서 부활시켰다.

그리고 2015년 12월 마음의 소리가 1000회를 맞았다. 마음의 소리는 국내 웹툰 역사상 최장수 작품이고, 네이버 웹툰의 상징이다. 네이버 웹툰이 조석이라는 작가를 발굴해 성장시켰다면, 조석은 네이버 웹툰의 인기를 이끌었다.

네이버 웹툰이 없었다면 조석이 없었을지도 모르고, 조석이 없었다면 네이버 웹툰이 지금의 지위를 차지하지는 못했을 수도 있다. 플랫폼과 참여자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일어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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