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비소프트, 어디로 가시나이까?

tobe_cha1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주식 시장에서 안 좋은 전례를 많이 가지고 있다. 열심히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지만, 이후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런 문제는 주로 창업자들이 외부 자본에 지분을 넘길 때 발생하곤 했다.

배임.횡령, 주가조작과 같은 불법적인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져 왔고, 우회상장을 위한 일회용품 사용된 후 소프트웨어 사업은 내팽겨쳐지는 일도 부지기수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의 취약성 때문이다. 국내에서 성공을 거둬 100~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코스닥 입성까지는 성공할 수 있지만 그 이상 성장하기가 매우 어렵다.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쓴 맛을 봐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 한계에 다다르면 창업자들은 엑시트(Exit, 투자회수)를 생각하게 된다. 그 동안의 노력을 보상받기 위해 외부 자본에 지분을 넘기고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핸디소프트의 예를 들 수 있다. 핸디소프트 창업자 안영경 회장은 2009년 오리엔탈리소스라는 회사에 지분을 매각했다. 한 때 코스닥 대장주로 군림했던 핸디소프트였지만, 당시는 사업이 많이 힘들 때였다. 미국 시장을 비롯한 해외 시장을 꾸준히 노크했음에도 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안 회장은 결국 회사를 매각했다. 문제는 핸디소프트를 매입한 오리엔탈리소스라는 회사였다. 회사의 주인이 바뀐 이후 황당인 일이 계속 벌어졌다.

어느날 갑자기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인 핸디소프트는 구리광산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당시는 이명박 정부에서 자원외교에 정책의 방점을 두고 있을 때다. 핸디소프트의 새 경영진은 정부 정책을 활용해 주가를 띄워보려는 속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구리광산에서 채굴했다는 발표는 거짓으로 드러났고, 당시 경영진은 배임횡령 등의 문제로 사법 처리를 받았다. 핸디소프트도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후 다산네트웍스가 퇴출된 핸디소프트를 인수해 회사를 수습했지만, 아직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는 못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도 10번이나 주인이 바뀔 정도였고, 전임 경영진들 상당수는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를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세중여행 천신일 회장은 웹사이트 저작툴로 유명했던 나모인터랙티브를 인수해 자신의 여행사를 우회상장했는데, 천 회장도 주가조작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안 좋은 추억이 되살아나는 이유는 최근 투비소프트의 행보 때문이다. 투비소프트는 기업용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UI 개발 플랫폼 회사로, 국내에 몇 안 되는 순수 소프트웨어 기반 코스닥 상장사다.

최근 투비소프트 창업자들은 회사 지분을 처분했다. 창업 4인방인 김형곤 대표, 최용호 대표, 김영현 전무, 송화준 전무가 보유 주식을 사모펀드인 피스티스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이후 피스티스파트너스와 에스에프아이 제1호투자조합, 에스오지홀딩스를 대상으로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9일에는 이사회를 열고 새로운 이사와 감사를 선임했다. 사업분야도 △인터넷 전자지불 결제 △휴대폰, 소액결제 및 인증 △정보처리 통합구축 △전자상거래와 관련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처리 △신용카드 거래승인 업무 중계 및 대행서비스 △온/오프라인 부가가치통신망(VAN, Value Added Network) △컴퓨터시스템 통합 및 구축 등 총 18개 사업 분야를 신규 영위한다고 발표했다.

투비소프트는 이에 대해 신규 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긍정적인 시그널로 봐줄 것을 주문했다.

물론 기업이 성장을 위해 새로운 분야에 나서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분야는 현재 투비소프트의 핵심역량과는 전혀 관계없는 역량이 필요한 기술과 시장이다.

앞서 언급했듯 핸디소프트는 당시 주식시장의 가장 뜨거운 아이템이던 ‘구리광산’으로 언론 플레이를 했다. 최근에 가장 뜨거운 아이템을 꼽으라면 아마  ‘핀테크’일 것이다. 바로 투비소프트가 하겠다는 그 분야다. 이 때문에 현재 투비소프트의 행보에서 핸디소프트의 과거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아마도 관건은 창업자 4인방이 회사를 떠나느냐 남느냐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지분을 모두 팔지 않고 각자 1%씩 남겨둘 계획이라고 한다. 이것은 회사에 남아 소프트웨어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시그널일까?

<바이라인 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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