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폰’ 화웨이 Y6와 이디야 커피의 공통점

커피 전문점 이디야는 새로 점포를 낼 때 스타벅스 바로 옆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바로 옆에 자리가 없으면 최대한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는다고 합니다.(관련기)

이디야는 스타벅스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훨씬 낮은데요. 막강한 경쟁자 옆자리를 일부러 찾아가는 것인데, 단순하게 생각하면 매우 이상한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파리바게트가 등장하면 동네 빵집들이 줄줄이 문을 닫듯, 스타벅스가 들어서면 다른 커피숍들은 모두 짐싸서 도망가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하지만 이 전략이 이디야의 성공비결이라고 합니다.

첫번째 성공이유는 스타벅스가 있는 곳이 곧 ‘목이 좋은 커피 상권’이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는 그 자체만으로 커피마시고 싶은 사람을 모으기 때문에, 커피 상권을 스스로 창출한다고 합니다. 굳이 목 좋은 상권 찾아다닐 필요 없이 스타벅스 옆자리가 바로 좋은 상권이랍니다.

두번째 이유는 가격 입니다. 스타벅스를 찾았다가 사람이 많아서 이디야에한 번 들르면 그 사람은 또 다시 이디야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스타벅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커피맛임에도 훨씬 싼 가격 때문이죠.

IT 분야 포스트 필자가 느닷없이 커피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오늘(16일) 중국 화웨이의 저가 스마트폰 Y6가 국내에 진출한다는 소식(관련기사) 때문입니다. LG유플러스는 15만4000원의 최저가폰인 화웨이 ‘Y6’를 16일부터 단독으로 판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출고가는 15만4000원이지만 사실상 공짜폰이나 다름 없습니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중 가장 낮은 ‘뉴음성무한 29.9요금제(월 3만2890원)’에 공시지원금을 13만40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 15% 이내)까지 받으면 완전히 무료가 됩니다.

지금까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고가폰 중심으로 형성돼 왔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 아이폰 시리즈, LG전자 G시리즈 등 국내에서 인기있는 스마트폰은 모두 80만 원이 넘는 고가 제품들입니다.

이는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과 유사해 보입니다. 국내 커피 전문점은 스타벅스, 카페베네, 커피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들 모두 아메리카노 한 잔에 4000원이 넘는 고가입니다.

이런 점에서 화웨이가 LG유플러스를 통해 Y6를 출시하는 것은 이디야 전략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한국 시장은 최고 스마트폰 상권입니다.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사 삼성전자를 비롯해 엘지전자, 팬택까지 스마트폰 제조사가 있습니다.

덕분에 한국인들은 거의 모든 성인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초등학생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합니다. 이디야가 스타벅스 옆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가 상권이듯, 화웨이도 한국이라는 목 좋은 스마트폰 상권에 진입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가격입니다. 고가 시장 중심의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실상 공짜폰인 화웨이의 Y6는 이단아에 가깝습니다. 갤럭시S와 아이폰이라는 막강한 브랜드 제품에 익숙해진 한국인들이지만, 공짜폰에는 한 번 쯤 눈을 돌릴만 합니다.

이디야가 스타벅스에 자리 없어 들른 고객을 놓치지 않고 잡았듯, 만약 화웨이 Y6가 가격에 비해 훨씬 쓸만하다면 점차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외산폰의 무덤’ ‘고가폰 중심’으로 규정됩니다. 화웨이 Y6는 이 두가지 고정관점에 모두 도전하고 있습니다.

커피숍 업계는 스타벅스와 직접 경쟁하면 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디야는 스타벅스를 활용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과연 화웨이 Y6는 중국 스마트폰이 한국 시장에 안착하는 계기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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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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